데이빗 크로넨버그는 그 어떤 장르 안에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감독이다.
'폭력의 역사'와 쌍둥이 같은 면이 존재하는 영화인데 '이스턴 프라미스'는 좀 더 느와르 성격이 짙다.
가장 현대적인 '대부'를 보는 느낌이다.
선악만큼 '이스턴 프라미스'에서 중요한 설정은 가족이다.
애초에 나오미왓츠가 사건에 개입하게 된 것도 병원에서 출산 후 죽은 여성의 일기장을 발견하며 시작된다.
자신에게 한업이 아름다운 아기에게 행복을 주고 싶고, 그 행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여로 러시아어로 된 그 일기를 번역하려 하면서 모든 사건이 시작된다.
배우들의 앙상블만으로도 매력적인 영화다.
나오미왓츠와 뱅상카셀, 아민퓰러스탈의 연기가 충분히 좋았음에도 비고 모텐슨의 존재감이 너무 압도적이다.
비고 모텐슨은 '폭력의 역사'에 이어서 데이빗 크로넨버그와 또 다시 좋은 호흡을 보여준다.
그의 필모그래피 통틀어서도 가장 빛나는 연기가 아닐까 싶다.
영화 속 선과 악의 구별이 모호해지는 지점, 자신들의 연대기를 문신으로 새기는 러시아마피아 같은 설정들은 느와르 장르 안에서 더욱 매력적인 요소들이 된다.
말보다 문신을 믿는 태도, 정체성에 대한 갈등보다 충실하게 악에 몰입하는 캐릭터는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좋은 디테일이다.
비고모텐슨이 나체로 대중목욕탕에서 싸우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그 어떤 격투씬을 생각해도 앞으로 이 격투씬을 생각할 수 밖에 없겠다 싶을만큼 인상적이었다.
비고모텐슨의 몸에 새겨진 문신들, 여러 이해관계에 얽혀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맨몸으로 싸운다는 설정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진다.
원래 계획된 후속작이 무산되었다는데 늦게라도 후속작이 나오길 바란다.
여전히 다양한 장르 안에서 여러 시도 중인 크로넨버그이지만 느와르 장르 안에서 보여주는 그의 스타일이 매혹적이기에 막연하게 후속작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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