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가는 아랍에미레이트항공 비행기 안에서 봤다.
외국항공사들이 한국영화를 선정할 때 그 기준이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상업영화들 사이에서 '델타보이즈'가 반가워서 더욱 그랬다.
'델타보이즈'는 저예산이라서 화제였는데 예산을 떠나서도 잘 짜여진 영화다.
각본에 배우들을 맞추기보다 배우들이 상황만 가지고 합을 맞춘 느낌이 나고, 인물 중심으로 최소한의 공간 안에서 잘 풀어낸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캐릭터를 잘 짠 영화라기보다 배우들의 매력을 캐릭터화 시켰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전사를 굳이 설명하기보다 각각의 특성에서 유추하게 하고, 캐릭터마다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의상도 한몫 한다.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중창단을 만들고 공장이나 옥탑방에서 연습하는 것도 재밌는데, 네 배우도 좋았지만 지혜역을 맡은 윤지혜는 짧은 분량임에도 이 영화 통틀어서도 가장 웃긴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옥탑방에 모여서 술 마시면서 했던 대사들은 만약 즉흥적으로 한 대사라고 한다면 정말 감이 좋은 배우라는 증거일 것이다.
여행 때마다 장시간 비행이라 웃을 일도 별로 없는데 '델타보이즈' 덕분에 많이 웃었다.
잘 만든 영화여서 투자자들이 '델타보이즈' 예를 들면서 예산 줄이라고 하는 부작용이 부디 없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이렇게 집중력을 가지고 밀도 있게 만든 영화를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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