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판의 분량은 역시 무시무시하다.
전편이 2시간 30분인데, 2편은 3시간짜리다.
도대체 극장개봉판은 얼마나 많은 분량을 자른건가.
실질적으로 5시간 30분짜리 장편을 본거다.
이렇게 절대적으로 긴 분량의 극은 처음 보는듯.
라스폰트리에 감독에게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알게 된 계기가 됐다.
전편이 우마서먼이었다면, 후속편은 미아고스다.
미아고스의 표정들을 잊을 수가 없다.
전편이 스테이시 마틴 위주였다면 후속편은 샤를로트 갱스부르 위주이지만, 그들이 아무래도 나레이터 역할도 하나보니 다른 인물들에 더 눈이 갔다.
월렘데포는 분량이 짧아서 아쉬웠고, 장마르바는 짧은 분량에서도 인상적이다.
제이미벨은 '빌리엘리어트'의 아이가 이 영화 속 배역처럼 성장했다고 상상하며 보니 굉장히 흥미로워졌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니.
이 영화의 엔딩은 다시 봐도 충격적이다.
뻔할 수도 있지만, 긴 극의 마지막이 이렇게라니.
무척이나 많은 은유가 존재하고, 노골적으로 도식적인 상징들도 많이 나온다.
설명적인 대사도 많았다.
후반부에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사채업을 하면서 돈을 받으러다니면서 자신의 기술을 사용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 이후에 미아고스가 등장하는 부분부터는 영화가 완전히 새로운 지점에 이른다.
미아고스에게 주어진 캐릭터가 설정만으로도 워낙 다양한 전개가 가능하고, 샤를로트 갱스부르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도 흥미롭다.
라스폰트리에 영화는 보고나면 진이 다 빠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지켜보는 기분이라 좋다.
그의 가장 최근작은 벌써부터 논란이 많은데 과연 난 그 실험을 온전히 지켜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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