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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다 스윈튼

설국열차 (Snowpiercer , 2013) 혁명은 역사의 기관차다. 마르크스가 했던 이 유명한 말을 영화화한 것이 '설국열차'가 아닐까 싶다. 김영진 평론가의 글에서도 나온 말인데, 봉준호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화가 목적지를 거짓으로 알려주는 버스와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A에 간다고 승객을 태우고서 B에 내려준다. 승객들은 불평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가는 도중에 봤던, 도착하고 본 풍경에 얼이 빠져서 운전기사의 거짓말을 용서해줄 뿐만 아니라 감동하기까지 한다. 사실 봉준호가 했던 이런 말들은 전작들에서 훨씬 더 잘 지켜졌다. '설국열차'는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노선을 훨씬 예상하기 쉽다. 특히 막판에 커티스와 남궁민수가 나누는 대화는 봉준호의 시나리오가 맞나 싶을만큼 과잉되어 있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라는 느낌보다, 잘 만든 헐리웃의 기성품.. 더보기
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 2011)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무서운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또한, 가장 논쟁적인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영화의 원제처럼, 우리는 이 영화에 대해서 대화할 필요가 있다. 완성도 면에 있어서는 완벽에 가깝다. 소리와 이미지를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를 너무 잘 아는 감독이다. 무시무시한 이미지들의 향연이다. 가사가 있는 노래들은 장면 자체가 노래에 묻히기 쉬운데, 오히려 화면과 다른 분위기에 가사를 통해서 전혀 예측 불가능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사운드의 전개나 노련한 배우와 젊은 배우의 대립이라는 것을 봤을 때 영화 '데어윌비블러드'가 떠오르는데, '데어윌비블러드'의 음악을 맡았던 라디오헤드의 조니 그린우드가 이 영화에서도 음악을 맡았다. 이 영화가 세련된 비극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음악의 공이 크다. 주연 두 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