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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

자유의 언덕 (HILL OF FREEDOM, 2014) 홍상수는 항상 시간에 대해 말해왔다. 홍상수는 시간의 속성에 대해 가장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감독이다. 그의 즉흥적인 작업스타일이 유효할 수 있는 것도 그가 항상 시간에 대해 말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작업 전에 카세료에게 일본에서 책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마침 가져온 책의 제목이 '시간'이었다고 한다. 완벽하게 세팅한 감독들에게도 풀기 힘든 이야기들이, 홍상수의 시선 안에서는 우연을 통해서 쉽게 풀어지는 이유는 그가 말하려는 메세지 때문일 것이다. 그는 항상 시간에 대해 말하고, 필연 같은 우연에 대해 그려낸다. 남들이 하나의 인위적인 세계를 구축할 때, 그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삶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가 시작하고 편지를 읽는 이가 편지를 떨어뜨리고, 순서가 뒤바뀐 편지를 읽게 된다. .. 더보기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Nobody’s Daughter Haewon , 2012) 홍상수 영화에 대해서 말할 때 제일 조심스럽고 힘들다. 그저 '좋았다'라는 말만 뱉을 뿐. 진짜 진실은 없고, 서로 진실이고 싶은 것을 믿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진실은 없고, 서로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것에 대해 말하는데 소통이 되고 있는게 참 신기하다. 해원은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결국 모두 다 알게 된다고 말하지만, 난 아직도 이 영화의 비밀을 잘 모르겠다.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비밀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이 영화가 정은채라는 배우를 위한 영화라는 것 말고는 그 어떤 것도 확신해서 말 할 수 없다. 해원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녀의 며칠을 지켜보고, 그녀의 꿈까지 봐버렸지만 쉽게 말 한 마디 할 수 없다. 아마 홍상수가 만들어낸 수많은 인물들에게 난 그 어떤 .. 더보기
정은채 - 소년,소녀 (with 토마스쿡) 하루, 이틀, 사흘, 나흘 한참을 망설이다 부끄러운 밤 긴 새벽을 건너 내 맘 너에게 전할게 고마워, 미안해 사실 나는 말야 널 기다렸던거란다 무심한 척 했지만 언젠간 알아주기를 날 안아주기를 사랑해 널 사랑해 내 맘 작은 숲 속에 깊이 던져두고 모른 척 했던 말 널 사랑하고 있어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여전히 모르겠어 네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설레어 잠 못 들던 밤 내 맘이 어려워 날 잘 모르겠어 이게 사랑이란 걸까 조금씩 한 걸음씩 너에게 걸어가는 날 이젠 고백할게 사랑해 널 사랑해 내 맘 작은 숲 속에 깊이 던져두고 모른 척 했던 말 널 사랑하고 있어 분홍빛 하늘너머 달빛이 춤추는 밤 널 닮은 작은 별 해와 달을 건너 수줍게 말할래 이젠 말해줄게 너만을 사랑해, 오늘 결국은 목소리가 중요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