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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TRAIN TO BUSAN , 2016) 연상호 감독의 전작들을 통해서 사회에 대한 날선 비판, 특히 공동체의식의 결여에 대해 말해왔다.'부산행'은 잘 만든 장르영화인 동시에 짙은 은유가 들어간 작품이다.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떠오른 이유는 영화 속 괴물이 맥거핀이라고 할만큼 큰 주제에 대한 은유이지만 표면적으로는 일종의 재난영화로 관객을 만족시킨 것처럼, '부산행'도 좀비를 내세우지만 그 안의 은유는 좀비물로 치부하기에는 결코 가볍지 않다. 생존을 위해 뛰는 가장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묘사한 김애란의 단편 '달려라,아비'가 떠올랐다. '부산행'에서도 부성애를 위해서 뛰는 아버지들은 결국 각종 장애물들로 인해서 비극을 향해 달리게 된다.자본주의 사회가 만든 '경쟁'이라는 이름의 병은 한 때는 누군가의 가족이었던 이들을 좀비로 만든다.그들은 서로.. 더보기
밀정 (The Age of Shadows , 2016) 여전히 김지운 감독의 최고작은 '달콤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김지운 감독은 모든 장르를 자신의 스타일로 표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타일리스트다. 빽빽한 서사 대신 이미지로 극의 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 감독은 흔치 않다. 인물들의 밀도가 그리 높지는 않다. 설명 안 되는 부분도 무척이나 많다. 하지만 김지운 감독의 영화는 서사보다 분위기에 집중할 때 가장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김지운 감독은 차가운 정서를 다룰 때 가장 빛이 난다. 송강호는 뜨거운 모습보다 차가운 모습에 능한 배우라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김지운과 송강호의 호흡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병헌, 박희순은 특별출연이라기에는 반칙이다 싶을만큼 인상적이었다. 엄태구는 명백한 이 영화의 최고발견이다. 폴토마스앤더슨의 '데어윌비블러드'에서.. 더보기
남과 여 (A Man and A Woman , 2015) 주변에서 엄청난 혹평을 퍼부었다. 봐야하나 망설였지만 그래도 이윤기 감독과 두 주연배우, 배경인 핀란드를 믿고 봤다. 핀란드의 눈, 사우나, 긴 겨울 등의 배경은 캐릭터들의 사랑을 설명하기에 좋은 배경이었다. 다만 영화의 기본설정이 불륜이다보니 영화를 무작정 비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한 식의 비판은 영화를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과 똑같다고 본다. 영화는 오로지 완성도로 평가받는다. 불륜을 다루고 있는 고전들은 넘치고 넘친다. 이윤기 감독의 감정선은 여전하다. 심지어 불친절함도 예전보다 덜하다. 전도연은 비극적 사랑의 여주인공으로 참 자주 등장해서 그녀의 행복을 보고 싶다. 공유는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어떻게 가치있게 채워야할지를 잘 알고 있다. 사람은 계속해서 변한다. 가치관도 신념도. 오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