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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리얼 술래잡기 (リアル鬼ごっこ , Tag , 2015)

 

소노시온의 '자살클럽'은 지금도 손에 꼽을만큼 걸작이다.

그의 영화가 좋은 이유는 그가 극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적당한 타협을 한 범작보다 극단을 보여준 괴작에 더 마음이 간다.

 

'리얼술래잡기'는 '자살클럽'만큼이나 임팩트 있게 시작한다.

소노시온의 낙인을 초반부터 찍고 시작한다.

 

개연성에 있어서 관객을 만족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다.

완벽하게 개연성을 고려해서 설계하거나, 개연성을 따질 여지도 없이 휘몰아치거나.

소노시온은 후자에 능한 감독이다.

 

캐리멀리건을 닮은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일본인배우 트린들레이나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역할 자체가 거의 울다가 끝나서 아쉽지만 새로운 얼굴이기에 앞으로의 필모그래피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서사에 있어서 빈틈이 많고, 비약도 심하다.

해석에 있어서 끼워맞추고 싶지 않다.

어차피 B급 컬트 한 편 보자는 생각으로 봤으니.

 

소노시온의 작품들은 점점 장르적 극단을 향해 가고 있다.

사실 '자살클럽' 당시의 그를 보면서 깊은 사유를 가지고 구로사와기요시와 비슷한 방향으로 갈줄 알았는데, 오히려 장르적 시도를 통해 미이케다카시와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물론 두 감독과 전혀 다른 포인트가 소노시온에겐 존재한다.

 

소노시온이 매번 걸작을 만들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빠른 작업속도를 작업하는 그의 차기작 중 걸작이 툭하고 터져나오기를 기대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