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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땐뽀걸즈 (Dance sports Girls , 2016)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카메라의 태도다.

이 영화는 함부로 대상화하거나 편견, 연민 등과는 거리가 둔다.

작위적인 부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연출을 제외하고는 영화는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각자의 사정이 있는 학생들이 댄스스포츠를 하는 동안에는 즐거워한다.

댄스스포츠를 지도하는 이규호 선생님의 애정이 크게 묻어난다.

그런 선생님이 있다면, 학창시절의 댄스스포츠처럼 몰두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즐거운 삶이 아닐까.


내가 가진 트라우마와 꿈은 학창시절 선생님의 영향이 크다.

영화를 보면서 딱히 슬픈 장면이 아니어도 울컥했던 것은, 내가 학창시절에 사랑받았던 순간과 사랑받지 못햇던 순간들이 계속해서 함께 떠올랐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문제아인 학생도 댄스스포츠를 할 동안에는 몰두하고, 칭찬받고, 친구들과 함께 즐거워할 수 있다.

그 기억은 아마 평생을 사는데 큰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익힌 봐온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세하게 각자의 사연을 다루기에 어느새 이야기가 마음 깊이 들어와있음을 느꼈다.

땐뽀걸즈가 밟는 모든 스텝을 계속해서 응원하게 된다.

이제 댄스이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 새로운 스텝을 밟더라도 한 명의 관객으로 크게 응원하고 싶다.

이제 새로운 무대에서도 멋진 스텝을 밟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댄스스포츠와 삶의 스텝은 그리 많이 다르지 않을 테고, 좋았던 기억은 결국 삶은 좋은 쪽으로 지탱해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