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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스윙스(swings) - I'll be there




길었던 영화는 끝났어
잘 못 잠근 단추처럼 처음부터 어긋났어
우릴 묶었던 끈마저
풀리고 돌 같던 심장이 유리로 변해서 금 갔어
우린 함께 경험했던 것이 꽤 많아
헤어지고 나서야 그런 것들이 생각나
첫 만남에 네가 내 맘에 심었던 꽃
또 너는 내게 안식처인 깊었던 못 deep 했어 uh
우리 둘이 사진을 처음 찍었던 곳
널 길에서 기다릴 때 유난히 길었던 목
널 쳐다 볼 때 야한 옷처럼 비췄던 속 또
내 것이 커서 좋다며 네가 입었던 옷
처음에만 좋았지, 알고 보니 우린 슬픔이 길었던 곡
비록 네가 없어도 겨울의 take-out 커피처럼 맘이 식었어도
내 말 좀 들어줘 이 말을 하고 싶었어 꼭

넌 아직도 내 맘을 가지고 있어
이미 보고 있어도 널 보고 싶어
지금 네 곁에 없어도
우리 열차가 멈췄어도
I'll be there, I'll be there
I'll be there, I'll be there

솜을 물고 있는 것처럼 입이 텁텁해
넌 어떤 속물과 사귀지만 나는 어떡해
수학은 잘 못 해서 걱정 돼도
우리 관계의 문제를
풀 정도만큼은 똑똑해
너랑 헤어지고 나서도 네가 이뻤어
허나 그 소식을 듣고 나서 너무도 미웠어
그 후 편지의 입술 자국마저도 지웠어
걔보단 괜찮은 앨 만날 거라고 믿었었거든
근데 생각해보면 네가 원했던 것은
돈이나, 옷이나 물질적인 게 아니었거든 확실해
근데 내가 도대체 어떻게 자신해?
어떡하긴, 그 놈 하는 꼴 보면서 난 확신해
조금 웃긴 고백이지만 난 너랑 다시 한 번
싸우고 싶어 캐빈처럼 나 홀로 있어
따뜻하고 하늘이 맑은 날에 혼자 있느니
눈보라 치는 날에 너랑 거기서 나오고 싶어

넌 아직도 내 맘을 가지고 있어
이미 보고 있어도 널 보고 싶어
지금 네 곁에 없어도
우리 열차가 멈췄어도
I'll be there, I'll be there
I'll be there, I'll be there

울먹였던 너에게서 오는 전화에 용기를
얻었던 한심한 나였거든
걔와 잘 안 된다고
난 바쁜 척 내일 일 있다며
자야 된다, 당장 가야 한다고
처음엔 그저 불행하기를 바랬어
이제는 그냥 너와 속물.. 아니 걔가 잘 돼서
밤에 내가 잘 잤으면 좋겠다, 알겠어?
아니, 그건 장난이고,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술 취해서 전화해도 it’s ok
소리를 지르며 옛얘기해도 it’s ok
너의 귓속에 속삭여 이 노래를 알려줄게
애가 타면 나방처럼 불 속에 달려들게
나를 지우려 넌 기억을 씻지만
지금 하는 말만은 절대로 잊지마
나에게 기대, 나의 그대, 우린 지금 서로 멀리 있지만
언제나 I’ll be there

넌 아직도 내 맘을 가지고 있어
이미 보고 있어도 널 보고 싶어
지금 네 곁에 없어도
우리 열차가 멈췄어도
I'll be there, I'll be there
I'll be there, I'll be there



스윙스의 upgrade 앨범을 들었을 때도 크라이베이비와 함께 부른 'I'll be there'을 가장 좋아했었다.
스윙스의 센스 있는 좋은 표현들은 사랑이라는 소재에서도 유효했다.

사실 리믹스 버전이라고 했을 때 별 기대를 안 했는데,
개인적으로 어쿠스틱 사운드를 워낙에 좋아해서 어쿠스틱 버전이 훨씬 좋게 느껴졌다.
새로 녹음한 스윙스의 랩도, 박재범의 목소리도 좋았다.

2pm때부터 느끼는거지만 박재범은 참 좋은 감성을 가지고 있다.
난 그의 랩도 좋아하지만 노래를 더 좋아한다.
노래에 풍부한 감성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가.

어쿠스틱 반주만으로 앨범을 내는 뮤지션들이 많은데 힙합의 경우 아무래도 드럼 비트 자체가 중요하다보니 그렇게 하기가 힘들다.
어쿠스틱 사운드만으로 이루어진 힙합 앨범을 낸다면 어떨까.

아무튼 이 곡을 듣는 내내 어쿠스틱한 반주 덕분인지 몰라도 마치 기타 반주를 배경으로 편지를 쓰듯이 자연스럽게 말을 하는 느낌이 들어서 곡의 가사에 집중하게 된다.
가사에 웃고 넘길 재미있는 표현들도 많지만 곱씹고 나면 씁쓸함이 많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