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사랑의 가위바위보 (One Perfect Day , 2013)


코오롱에서 제작한,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이다.
영문제목을 보고나니, 한국판 제목이 훨씬 낫다고 느껴진다.

사실 분량으로만 따지면 박수진이 박신혜보다 많이 나오지만, 박신혜 캐릭터가 중요하기에 전면에 내세운듯.
윤계상이 이 작품에서 연기한 캐릭터는, 남자들이 악몽처럼 생각할 행동들만 골라서 한다.
몰입해서 보다보면 그 민망함에 몰입되어서 앉은 자리에서 절로 하이킥을 날리게 할 정도이다.

의류브랜드에서 제작한 영화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 브랜드 의상이 어떻게 영화에 쓰였는지 살펴보게 되는 것 같다.
항상 드는 의문이지만, 설마 코오롱에서 제작했다고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의상이 다 코오롱 의상인 것은 아니겠지.

분위기나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은 김지운이 아니라 김종관인데, 김지운 감독과 함께 각본으로 참여했다.
김종관 감독의 단편에서 보아왔던, 예상가능한 정서가 이 영화에 많이 묻어난다.
사실 이 영화에서 김지운 감독 특유의 스타일을 보기는 힘들다.
김지운 감독의 멜로를 상상한 적은 있지만, 이 단편과 같은 분위기라면 좀 갸우뚱하게 될 것 같다.

남산에서 살다시피했던 시절이 있다.
남산계단을 항상 지나갔고 오르내렸지만, 그곳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는 커플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여전히 남산계단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는 이들은 내게 이 영화의 장면처럼 상상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남산을 그렇게 많이 갔으면서도 정작 남산타워에 들어가 본 적도 없다.
항상 남산타워로 올라가기 직전에 내려가는 옆길을 통해서 밑으로 내려왔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갈 장소가 남아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것이다.

남산계단을 가위바위보로 올라가고 나면, 남산타워에 들어가본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삶은 많이 바뀌겠다는 생각은 하게 되었다.
내가 많이 변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량 (ROARING CURRENTS , 2014)  (0) 2014.08.14
그녀의 연기 (You Are More Than Beautiful , 2012)  (0) 2014.07.12
관상 (The Face Reader, 2013)  (0) 2014.07.12
신세계 (New World , 2012)  (0) 2014.07.12
그녀 (Her , 2013)  (2) 2014.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