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명량 (ROARING CURRENTS , 2014)




'명량'이 별로인 영화인데 흥행 신기록을 세운다고 해서 대중의 수준이 낮다고 판단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흥행은 아무도 모르는 영역 아니겠는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tvn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을 보며 이 영화의 제작사가 cj라는 것을 단숨에 알 수 있다.
난 '명량'을 보면서 영화에 감동한게 아니라 기획이나 마케팅에 훨씬 놀랐다.
'명량'은 영화외적인 부분에서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반면 영화를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크다.
전사에 해당하는 부분이 영화의 절반을 넘길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앞부분에 지도를 통해 전사 설명하는 부분에서 후다닥 설명한 뒤에 캐릭터들 성격 대략적으로 보여주고 바로 전쟁으로 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순신이라는 인물은 입에 담고만 있어도 숭고한 인물이다.
그런 인물에 대한 사건을 시종일관 웅장하고 비장하게 연출하다보니 답답한 순간들이 많다.
덩달아서 연기 톤도 모두 과잉되게 느껴진다.
최민식이 중심축을 잡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적군의 함선처럼 침몰했을 것이다.

난 이 영화의 엔딩에 너무 섬뜩했다.
이 영화의 후속작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담은 그 마지막 장면 말이다.
제발 '명량'과는 다른 톤으로 나오기를 바란다.

'명량'이 흥행 신기록을 세우는 것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난 그저 좀 더 좋은 영화가 보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