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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빅 아이즈 (Big Eyes, 2014)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기에 훌륭함이 틀림없다.

영화 초반부에 인용된, 앤디워홀이 마가렛킨에 대해서 한 말이다.

맞는 말이라고는 못하겠지만 틀린 말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말이다.

 

마가렛킨에 대한 전기영화이다.

실제로 팀버튼은 옛 여자친구 초상화를 그리려고 킨을 고용한 적도 있었고, 마가렛킨 그림을 수집하는 등 그녀의 그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마가렛킨에 대한 팀버튼의 애정은 느껴지지만, 이 영화는 그동안 보아온 팀버튼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연출자 이름이 썩 중요해보이지 않는, 헐리우드에서 찍어내는 작품들 중 하나로 보일 뿐이다.

 

전기영화다 보니 스토리는 어느 정도 예상가능하다.

팀버튼의 개성도 별로 없고, 스토리도 뻔한 이 영화가 좋았던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 때문이다.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에이미아담스는, 그녀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시련 속에서 꿋꿋하게 견디는 모습을 연기할 때 빛이 난다.

마가렛킨의 삶이 중심인 영화이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욕망은 사실 마가렛킨의 남편이 보여주는 욕망이다.

게다가 마가렛킨의 남편을 연기한 배우가 크리스토프 왈츠이다.

 

욕망과 광기를 자기스타일로 풀어내는 몇 안 되는 배우인 크리스토프 왈츠는, 이번 작품에서도 굉장한 연기를 보여준다.

자아도취해서 내뱉는 대사를 뱉을 때 특유의 발음과 표정들은 이제 그의 트레이드마크이다.

매해 아카데미상을 받아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는 배우이다.

 

내게는 온전히 크리스토프 왈츠로 기억될 영화이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가 보여준 욕망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아무리 A에 재능이 있어도 B에 대한 동경이 있으면 B를 통해서 명예를 얻기 원하는 것이 사람의 욕심이다.

 

요즘은 자기 욕망이 무엇인지 살펴볼 시간도 없는, 욕망을 동력삼아서 움직여야할 순간에도 주춤하게 되는 세상이다.

차라리 자기욕망에 솔직한 채로, 계속해서 돌진하는 영화 속 캐릭터가 부럽기까지 했다.

그 끝이 파멸이어도, 답답하게 자기 욕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갈팡질팡 걷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