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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벨벳 골드마인 (Velvet Goldmine , 1998)

이전에는 대니 보일과 토드 헤인즈를 제대로 구별 못하기도 했는데,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트레인스포팅'과 '벨벳 골드마인'이 포스터와 예고편만 봐서는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90년대 중후반에 이완 맥그리거의 작품이 개봉할 때 극장을 드나드는 사람이었다면 그에게 빠질 수밖에 없었을 듯 하다.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가 주연하는 작품은 처음 봤다.

선이 굵은, 정말 잘생긴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완 맥그리거와 함께 있을 때 둘의 합도 좋았다.

 

토니 콜렛은 이전까지는 앨리슨 제니와 헷갈릴 때가 많았는데, 찾아보니 토니 콜렛이 72년생이고 앨리슨 제니가 59년생이다.

영화 속 배우가 몇 살인지 고려 안 하고 보다보니 이미지만 보고 헷갈려왔다.

두 사람 모두 연기가 좋은 건 물론이고, 필모그래피도 화려하다.

예를 들어서 '디아워스'는 줄리안 무어, 메릴 스트립, 니콜 키드먼 등 쟁쟁한 출연진을 자랑하지만 내게는 걸작으로 느껴진 작품은 아니었고, 오히려 메릴 스트립과 함께 사는 토니 콜렛이 작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눈에 더 들어왔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눈이 가는 배우라고 해야할까.

 

데이빗 보위와 이기팝에 대해 아는 건 거의 없고, 글램 록 장르는 거의 듣지도 않는다.

짐 자무쉬 영화에 나오는 이기팝이나 데이빗 린치 '트윈픽스'에 나온 데이빗 보위처럼, 오히려 내겐 그들이 나온 영화들이 더 익숙하다.

 

결국 크리스찬 베일의 영화다.

그가 글램 록 팬으로서 등장하는 부분은 그의 이미지를 고려하면 생송한데, 덕분에 크리스찬 베일은 이 영화 속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크리스찬 베일이 글램 록 팬으로서 보여주는 표정과 사회에 적응한 성인으로서 보여주는 표정 사이의 시간은 예술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는 듯 하다.

 

쟁쟁한 배우들과 영화의 메시지와 별개로 내게 가장 큰 임팩트를 준 건 배우 마이클 피스트다.

'세실' 역할을 맡은 배우로, 세실은 극중에서 신문 공고를 보고 사무직으로 지원했다가 소속 아티스트들에 의해 의상부터 매니저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된 인물이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합류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소속사의 큰 역할을 맡게 된다.

마이클 피스트가 변해가는 과정은 크리스찬 베일이 변해가는 과정과 겹쳐지면서 영화를 더 입체적으로 만든다.

 

글램 록 팬이 아니어도, 변해가는 것들을 목격해본 적 있는 이들이라면 이 영화에 열광할 수 밖에 없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