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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

1987 (1987:When the Day Comes , 2017) 평일에 퇴근하고 극장에 간 것은 오랜만이다.회사 근처에 극장이 많다는 것은 복이지만,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불이 켜지는 극장은 영화가 끝날 때쯤 후회하게 된다.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와 마찬가지로 '1987'도 엔딩크레딧이 굉장히 중요한 영화이기에 불이 켜지는 순간 감흥이 싸늘하게 식어서 자꾸 씁쓸한 뒷맛으로 남는다. 박종철에서 이한열까지,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을 다룬다.'택시운전사'와 '1987'의 공통점이라면 장훈, 장준환 두 감독 모두 이전 작품들은 본인의 시나리오로 연출한 작품이지만, 근현대사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건을 소재로 다른 사람의 각본을 토대로 연출을 했다.'택시운전사'는 연출이 소재를 장악하지 못해서 소재에서 발생되는 과잉되는 정서를 방치해버린다. '1987'은 소재를.. 더보기
월E (WALL-E , 2008) '월-E'가 좋은 영화인 이유는 간단한 서사 안에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메시지가 다 담겨있기 때문이다.무리하지 않고, 아주 차근차근 메시지들을 담아낸다.기본에 충실하고, 낭만을 희망처럼 품은 '월-E' 캐릭터는 이 영화가 가진 미덕과 닮았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자신의 일을 해내고, 외로움 안에서도 낭만을 품고, 사랑에 빠졌을 때 대상을 위해 헌신하는 '월-E'의 태도는 대사도 거의 없이 마음을 울린다.영화 속 인간들을 연대하게 만드는 것도, 그들에게 희망의 가능성을 알려주는 것도 '월-E'다. 많은 장르와 메시지를 품고 있음에도 이렇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는 '월-E'가 개봉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흔치 않다.앞으로 사랑, 낭만, 연대 등 세상에 필요한 단어를 말할 때마다 '월-E'..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