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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

나의 절친 악당들 (Intimate enemies, 2015) 임상수 감독을 정말 좋아한다.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하녀'는 걸작임에 틀림없다. 아쉽게도 그의 최근작인 '돈의 맛'을 보고 실망했고, '나의 절친 악당들'은 더욱 더 실망했다. 두 영화 모두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태도가 많이 묻어있다. 하지만 내가 임상수 감독을 좋아하는 것은 그가 굉장히 냉소적으로 풀어내는 현실이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희망보다 냉소를 말할 때 더 빛나는 감독, 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슬픈 말일까. 예고편과 초반부를 보면서 예상한 분위기는 데이빗린치의 '광란의 사랑'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는 지아장커의 '천주정'의 첫 번째 에피소드의 톤으로 갔다면 훨씬 좋은 영화가 되었을 것이라고 느꼈다. 임상수 감독이 진지하고 냉소적인 톤의 영화 속에서 살짝 던지는 위트는 좋지만, .. 더보기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The Silenced , 2014) 결론부터 말하자면 괜찮은 영화이다. 사실 이러한 소재를 통해서 구현해낼 수 있는 플롯은 제한적이다. 이 영화의 매력은 분위기와 감정이었기에 거기에 좀 더 집중했다면 훨씬 더 매혹적이었을 것 같다. 이 영화가 플롯에서 힘을 빼고 감정에 좀 더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는 결국 이러한 플롯으로 간다면 브라이언드팔마의 '캐리'가 떠오를 수 밖에 없고,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서 독립적인 개성을 뽐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캐리'의 영향력이 나타나는 부분들보다 차라리 여고생들의 감정이 세밀하게 표현된 부분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CG티가 나기 시작하는 부분부터는 영화의 톤 자체가 너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갈 곳 없는 이들이 미약한 희망을 가지고 체제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더보기
이소라 - Track 9 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 이름으로 불렸네 걷고 말하고 배우고 난 후로 난 좀 변했고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화나게 하고 당연한 고독 속에서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나는 알지도 못한 채 이렇게 태어났고 태어난 지도 모르게 그렇게 잊혀지겠지 존재하는게 허무해 울어도 지나면 그뿐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강하게 하고 평범한 불행 속에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 더보기
소영이 - 새벽 안녕 잘 지내지 너무 오랜만이다 어느새 우리 이만큼이나 편하게 사실 좀 놀랐어 내겐 전부였었던 너와 헤어진 뒤에 너무 덤덤한 내 모습 시간이 흐르면 너도 날 잊어가겠지 우리의 사랑도 저 멀리 아득히 네가 그리워 이러는 거 아니야 별 뜻 없고 그냥 새벽이잖아 시간이 지나면 나도 널 지워가겠지 우리의 사랑도 저 멀리 아득히 내게 돌아와 주길 바라는 건 아니야 별 뜻 없고 그냥 새벽이잖아 별 뜻 없고 그냥 새벽이잖아 처음에 들었을 때 이소라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재생되는 줄 알았다. 전주에서 오는 느낌이 무척이나 비슷하다. 나도 모르게 이소라의 가사 속 '윤오'라는 이름을 기대하며 들었다. 윤오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생기면 꼭 이소라의 노래가 주는 감흥에 대해 묻겠다고 생각했으나, 아직까지 윤오라는 이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