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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카메라상

헝거 (Hunger , 2008) 마이클 패스벤더와 스티브 맥퀸은 첫 호흡의 순간부터 빛났다. 아일랜드 관련 역사는 찾아볼수록 마음 아프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의 리암 커닝햄이 신부님으로 등장해서 마이클 패스벤더와 대화하는 롱테이크 부분은 의미심장하다. 하필이면 리암 커닝햄이 나왔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도 아일랜드 독립운동과 관련된 내용이었으니까. 둘의 대화가 작위적일 법도 한데, 오히려 서로 다른 신념의 충돌을 통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졋다. 스티브 맥퀸은 데뷔작부터 몸으로 말한다. 특히 영화 앞부분에 교도관의 일상과 다른 IRA 수감자들의 모습, 수감자를 제압하다가 죄책감에 우는 진압대 멤버를 보여주는 방식이 좋았다. 정답을 내리기보다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게 좋았는데, 데뷔작에서부터 이렇게 거리를 두.. 더보기
걸 (GIRL , 2018) 올해 본 영화 중에 가장 인상적인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루카스 돈트 감독의 '걸'은 처음 시놉시스가 공개되었을 때부터 보고 싶었다. 작년 칸영화제에서 출품작 중 가장 뛰어난 데뷔작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을 받았고, 배우 빅토르 폴스터도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배우상을 받았다. 루카스 돈트 감독이 굉장히 젊은 감독이라 놀랐고, 빅토르 폴스터는 인터뷰나 인스타그램을 찾아봤는데 원래 댄서로 응시했다가 직접 연기를 하게 됐다고 한다. 이 영화와 유사한 소재를 다룬 수많은 영화들은 주로 가족, 사회와 인물의 갈등을 다루지만, '걸'은 그런 과정보다 육체를 담는데 좀 더 시간을 쓴다. '걸'은 명백하게 육체의 영화다.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자이자 발레리나를 꿈꾸는 라라에게, 세상은 온전히 육체로 판단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