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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지아마티

노예 12년 (12 Years a Slave , 2013) 스티브 맥퀸의 전작들과는 확실히 다른 톤이다. 아무래도 규모가 커지면서 좀 더 상업영화의 문법을 따라야했기 때문일까. 다만 인물의 육체에 집중하면서 감정을 보여주고, 사람에게 신념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한다는 면에서는 이전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현경 작가의 '사람, 장소, 환대'는 제일 좋아하는 텍스트이고, '노예 12년'도 이러한 프레임으로 봤다. 노예제도는 없다지만 현 시대에 계급이 완전하게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사람은 사람이기에 존중받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명제가 무시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나조차도 스스로를 노예처럼 살았다고 자조적으로 말하는 순간이 있었으니까. 신념이 광기가 되기도 하지만, 최소한의 신념이 없는 사람은 사회 시스템 안에서 금세 노예가 되기도 한.. 더보기
코스모폴리스 (Cosmopolis , 2012) 오랜만에 본 크로넨버그의 영화다.david의 외래어표기법은 '데이비드'인데 왜 '데이빗'으로 표기하고 싶어질까. 크로넨버그의 '이스턴 프라미스'는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작품에 굉장히 가까운 작품이었다.'플라이'와 '크래쉬' 등은 기괴함 때문에 충격적이었고.'코스모폴리스'는 오랜만에 만난 크로넨버그 치고는 너무 얌전하다는 느낌이 컸다.덕분에 감흥이 덜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할리우드에 떠오르는 별이기에, 극 중에서 젊은 제벌 역할을 맡은 게 잘 어울렸다.그러나 하이틴스타라는 그의 위상이 비슷할 뿐, 연기의 톤 자체는 영 안 맞는 옷의 느낌이 들었다.차라리 데이빗 미코드 감독의 '더 로버' 속 연기가 훨씬 이상적으로 보였다. 줄리엣 비노쉬부터 사만다 모튼, 마티유 아말릭, 폴 지아마티가 짧은 분량임에도 출연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