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레인스포팅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 1996) 대니 보일의 작품 중 가장 알려진 작품이지만, 내 취향에서는 다른 작품들이 좀 더 끌리기는 한다. 하루동안 그의 작품을 네 편 연달아서 봐서 판단력이 흐른 상태이긴 하다. 며칠 영화에 대한 감상이 식고 나면 나름의 기준이 명확해질 거다. 좌약형 마약을 찾아 변기통 속으로 헤엄치거나, 마약을 끊으려고 집에 갇혀서 각종 환각에 시달리는 장면은 명성 만큼이나 좋았다. 그러나 가장 좋았던 건 후반부에 돈가방이 등장한 이후부터다. '쉘로우 글레이브'의 감성이 떠올라서 더 좋기도 했고. 이완 맥그리거를 비롯해서 패거리를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가 하나 같이 좋았다. 후속편에 대해서는 혹평이 더 많지만, 20년 뒤에 찾아온 속편은 팬서비스로서 최고가 아닐까 싶다. 며칠 차이를 두고 본다면 그 세월이 무색하게 느껴지려나... 더보기
쉘로우 그레이브 (Shallow Grave , 1994) 세 사람이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새롭게 룸메이트를 구한다. 그런데 그 룸메이트가 다음날 죽는다. 그냥 죽은 게 아니라, 엄청난 액수의 돈가방을 남기고 죽는다. 셋은 고민하다가 결국 시체를 묻고 돈가방을 갖기로 한다. 어떻게 이렇게 데뷔작부터 탁월할 수 있을까. 대니 보일과 비슷한 시기에, 90년대에 함께 데뷔작을 낸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과 비교해봐도, '쉘로우 그레이브'가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충분히 뻔한 설정일 수 있음에도 대니 보일은 영리하게 극을 풀어낸다. 물론 각본을 쓴 존 호지의 공도 크다. 제목의 뜻은 '얕은 무덤'이다. 실제로 시체도 얕게 묻었고, 이들의 관계도 얕은 무덤에 가깝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굳이 돈가방의 등장이라는 대형 사건이 아니어도 이미 많은 균열 속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