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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치토모로오

철남 (鐵男: Tetsuo , The Ironman , 1989) '엘 마리차이'를 보고나서 바로 봤는데 '엘 마리아치'가 좀 더 내 취향이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사이버펑크에 해당하는 작품보다 느와르를 좀 더 좋아하는데, '철남'의 상상력은 좋지만 작품의 완성도에 푹 빠져서 보진 못했다. 츠카모토 신야의 '6월의 뱀' 이후로 오랜만에 본 그의 작품인데 둘 다 내겐 큰 감흥은 없다. 다만 이 작품의 발상은 계속해서 생각하게 될 듯. '여자'로 등장하는 후지와라 케이는 훗날 아예 감독 데뷔도 하는 게 흥미롭고, 후반부에 부랑자처럼 나오는 이시바시 렌지는 정말 안 나오는 작품이 없구나 싶다. 타구치 토모로오와 츠카모토 신야의 연기가 좋았는데, 둘 다 저예산 영화라서 촬영하는 내내 얼마나 힘들었을지 걱정부터 됐다. 그의 작품에 큰 감흥은 못 느꼈어도, 그의.. 더보기
언두 (Undo , 1994) 사랑을 묶자, 라는 말이 와닿았다.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원하고, 남자는 무심하다.치아교정이 끝난 날, 자신의 치아에 입을 맞추는 남자는 철의 맛이 나지 않아서 어색하다고 말한다.여자는 다시 치아교정기를 껴야하나 생각한다. 여자는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묶는다.키우는 거북이고, 남편의 책도, 집안의 모든 것을 묶고 결국 자신을 묶는다. 묶는다고 잡힐까.그러나 이거라도 일단 묶어야지. '러브레터'에서 묵묵하게 기다리던 토요카와 에츠시는 여기서 누군가를 기다리게 만들고, 야마구치 토모코는 강박에 가까운 모습을 잘 소화한다.초반에는 마냥 사랑스러운 그녀가 돌변하는 지점에서 보여준 표정들은 흥미롭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