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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니무라준

오디션 (オ-ディション , Audition , 1999) 학생 때 봤던 '착신아리'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미이케 다카시의 작품을 봤다.엄청난 다작감독이라 그의 작품들은 시작할 엄두도 안 났다.창작에 있어서 걸작이란 여러 운이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하기에, 오래 준비해서 몇 년에 한 작품을 내기보다 매년 작품을 내는 게 창작자로서 선호하는지라, 그의 창작속도에 대해서는 늘 존경스럽게 생각한다. '오디션'은 그의 가장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러닝타임 두 시간 중 마지막 30분 정도는 거의 고어에 가깝다.그 이전까지 평화롭고, 심지어 전반부는 거의 로맨스다.물론 신부감 오디션을 본다는 설정 자체부터 이미 폭력적이지만 오히려 밝은 분위기로 연출하면서 그 충돌에서 오는 기괴함과 후반부의 폭발이 시너지를 낸다. '키리키리'라는 대사는 앞으로도 쭉 생각날 것 같다.'기담'에.. 더보기
하나 (花よりもなほ , More Than Flower , 2006)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다른 영화에 비하면 '하나'에 대한 평은 썩 좋지 않다.평작이다, 귀엽다, 산만하다 등의 평을 주로 이룬다.내게는 꽤 괜찮은 작품으로 보였다.오히려 '하나'를 보기 전날 봤던 '환상의 빛'의 정적인 분위기보다 이 영화의 산만함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이런 류의 소동극을 좋아하기도 하고. 배우들 연기가 전체적으로 좋은데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건 미야자와 리에다.내게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화였던 '종이달'에서도 그렇고 그녀의 연기는 늘 빛난다.분명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순간순간마다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완급조절이 굉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타의에 의해 결정하는 이들이 있다.아니, 대부분의 이들이 그렇게 산다고 생각한다.사회가 부여한, 혹은 가족이나 주변의 기대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