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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로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 2006) 전쟁으로 인해 형제가 서로 대립한다.이념이나 상황 때문에 형제가 대립하는 건 익숙한 구조다.그런데 이런 구도를 만든 게 켄 로치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내가 그동안 봐온 켄 로치의 작품들은 노골적으로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그가 전쟁을 다룬 작품을 본다는 게 낯설었다.이런 생각을 기우로 만든 건, 보다보니 결국 이 또한 계급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집단의 시스템 안에서 개인이 무엇을 선택하느냐, 어떤 투쟁을 할 것이냐는 화두는 여전하다. 아일랜드 내전의 경우 한국의 역사와 겹치는 면이 있어서 더 많이 와닿았다.켄 로치 작품 치고는 전업배우들이 꽤 나오는데, 킬리언 머피조차도 고향이 캐릭터와 같다는 이유로 캐스팅한 걸 보면 역시 켄 로치 답다.페드레익 들러니는 캐릭터 설정 때문인지 킬리언 머피와.. 더보기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 2016) 프리랜서를 준비했던 시절이 있다.그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자본주의 안에서 어떻게 자존감을 길러야할지에 대해 가장 크게 고민하던 때였으니까. 가장 큰 문제는 내가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하다는 거였다.한 해의 결심을 나 자신에게 떳떳하기, 라고 말할 만큼.기억의 이익을 위해 나 자신에게 비겁해지거나, 내가 업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 누구도 불행해지지 않기를 바라다가 결국 포기했으니까. 결국 이것은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적을 어떻게 내가 혼자이기겠는가.결국 답은 연대에 있다.다르덴 형제의 '로제타'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구원으로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시작한다. 내겐 이 영화가 일종의 선서처럼 느껴졌다.나도 이 선서 같은 영화에다가 손을 올리고 함께 선서했다.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