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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페시

아이리시맨 (The Irishman , 2019) 과연 긴 러닝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 했으나 결론적으로 보는 내내 흥미로웠다. 걸작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마틴 스콜세지에게서 바라던 거의 모든 게 다 나온 작품이다. 일단 배우들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풍부하다. 안티에이징 기술이 어색할 줄 알았는데 보면서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다. 내겐 늘 젊은 갱스터 이미지인 로버트 드니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돌아 보니 알 파치노가 나온 작품을 많이 못 봤다.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가 함께 나와서 화제가 되었는데, 둘의 상반된 캐릭터가 한 장면에 잡힐 때 느껴지는 쾌감이 있다. 로버트 드니로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마틴 스콜세지의 페르소나로 불리지만, 사실 원조 페르소나는 하비 케이틀이다. 분량이 적어서 불만이 있을 법도 할 텐데, 상대적으로 비중이 .. 더보기
성난 황소 (Raging Bull , 1980) 마틴 스콜세지의 후기작으로 그의 작품들을 보기 시작해서 그럴까. 내겐 그의 후기작들이 좀 더 눈에 잘 들어온다. '택시드라이버'와 '성난 황소'는 좋은 작품이라는 걸 알겠지만 마음을 울리는 작품이라고 묻는다면 그 정도는 아니다. 다만 두 작품 모두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이 존재한다. '성난 황소'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제이크라모타가 챔피언 타이틀을 얻고 티비를 사고나서 잘 나오지 않는 티비를 보다가 아내가 들어오자 아내와 동생의 사이를 의심하는 장면이다. 이떄부터 시작되는 일련의 장면들은 로버트드니로의 연기를 비롯해서 거의 완벽에 가깝다. 오프닝은 멋지지만, 인물의 성향과 관계가 단숨에 드러나는 이 장면이 좀 더 인상적이다. 복싱은 삶을 요약한다. 마지막에 나온 성경구절도 이 영화를 잘 요약하지만, 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