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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우상 (偶像 , Idol , 2018) 분명 좋은 지점이 존재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지점 사이사이에 설명 되어야 할 부분이 헐겁다.개연성이 부족하고 디테일이 떨어진다면, 이 거대한 야망을 가진 영화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겠는가. 이수진 감독의 전작 '한공주'의 예산은 2억이고, '우상'의 예산은 100억이다.그러나 예산만큼 영화의 질이 상승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다.'한공주'에서 성범죄 장면을 재연한 장면은 변명의 여지 없이 무조건 삭제했어야 한다고 본다. '우상'은 삭제했어야 할 장면들이 너무 많았다.목이 잘리고, 주사를 넣는 등 잔인한 장면을 그대로 노출한 이유가 무엇인가.게다가 이 영화는 장르물로서 고어를 지향하는 것도 아니다.이 영화의 자극은 개연성이 없으므로 불필요하고 불편하다.러닝타임이 지날수록 영화에 대한 기대는 불안으로 .. 더보기
한공주 (Han Gong-ju, 2013)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미루고 미루다가 보게 되었다. 잘 만든 영화이다. 다만 사건 현장을 담은 플래시백 장면들은 분명히 과잉되었다. 후반부터는 플래시백이 쓰일 때마다 기도를 했다. 제발 여기서 멈춰달라고. 이미 공주의 현재만으로도 과거의 아픔은 충분히 느껴진다. 영화 전반에 걸쳐서 영리하게 생략을 잘 한 영화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플래시백 장면은 과했다. 차라리 비슷한 소재의 영화인 '그르바비차'처럼 현재만 묘사했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영화를 보는 도중보다는 끝나고 나서 눈물이 나는 영화이다. 다만 이 눈물의 출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슬퍼서 울었는가, 화나서 울었는가. 과연 그럴 자격은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며 불편해할 것이고, 슬퍼할 것이고, 분노할 것이다. 그런데, 딱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