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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다이하치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桐島、部活やめるってよ , The Kirishima Thing , 2013) 키리시마를 중심으로 하지만 키리시마는 등장하지 않는다.왜 모두들 키리시마 때문에 난리일까.영향력 있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건 멋진 일일 수 있다.그러나 그 사람이 부재할 때 크게 흔들린다면, 그 영향력이 결코 건강한 방식은 아닐거라고 본다.영향 받는 것과 종속되는 건 아예 다른 이야기니까. 의존하는 이유 중 하나는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어서일 수도 있다.하고 싶은 게 없는 것도,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것도 나쁜 건 아니다.그저 선택하고 그만큼 짊어지고 갈 뿐. 영화 찍는 부원들은 학교에서 소외된 이들이다.그들은 딱히 거창한 꿈이나 타인의 시선 때문이 아니라 그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영화여서 영화를 찍는다.그 태도에 대해서도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겠지만 멋진 건 사실이다. 전형적일 수 있는 영화임에.. 더보기
종이달 (紙の月, Pale Moon, 2014) 친구들을 만났다. 우린 무엇을 했나 생각해본다. 우린 추억을 만들었다. 무엇인가를 했고 우리는 그것을 추억이라고 불렀다.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니 그것은 '소비'였다. 우리는 소비를 했고, 소비를 추억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에 소비가 필요하고 소비가 추억이 되는 시대이다. 세상에서 가장 손쉽게 추억을 만드는 법. 소비를 하는 것이다. 아니,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일은 소비의 범위 안에 존재한다. 휘발적이라고 쉽게 말하기에는, 살아남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세상에서 소비만이 단기간에 행복을 보장하는 장치라고 말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소비를 비판하는 순간조차도 소비가 필요하다. 소비로 인한 행복을 가짜라고 부르기에는, 그것은 너무 강력한 가짜가 되어버렸다. 진짜를 이겨버린 가짜. 그 순간 우리는 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