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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호크

보이후드 (Boyhood , 2014) 개봉 후부터 계속 보는 걸 미룬 이유는 긴 러닝타임에다가, 주변에서 지루하다고 했더 이들이 많아서였다. 일어나자마자 마음 먹고 왓챠플레이로 봤는데, 최근 본 작품 중 가장 좋았다. 왜냐하면 보는 내내 인물의 성장이라기보다 나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고 같이 성장하는 기분이 들었으니까. 12년을 찍었다는 배경을 떠나서 영화가 품은 시간이 좋았다. 12년 찍는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영화가 나온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영화를 찍다가 자신이 죽으면 에단 호크에게 대신 찍어달라고 했다는데, 이제 둘은 따로 각본 안 쓰고 호흡 맞춰도 될 지경이 아닐까. 패트리샤 아퀘트는 '트루 로맨스'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본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울컥하게 만든 건 패트리샤 아퀘트였다. 어렵게 두 자식을 기른 뒤.. 더보기
비포 미드나잇 (Before Midnight , 2013) 비포 시리즈의 마지막을 미뤄두고 살았다. 과연 잘 마무리하는 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가장 탁월한 마무리였다. 크레딧을 보고 놀랐는데, 그리스인 부부로 나오는 이들 중 아리아드니를 연기한 이가 아디너 레이첼 창가리였다.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프로듀서이자 자신의 작품도 있는 감독인데 그리스를 로케이션으로 한다고 직접 출연까지 할 줄이야. 아리안 라베드는 반가웠다. 아리안 라베드는 외딴 곳에서 남자친구를 만난 안나로 등장하는데, 셀린느와 제시의 '비포 선라이즈'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기에 중요하다. 낭만이 사라진 뒤 이어지는 사랑에서 무엇이 중요할까. 사랑을 바라는 마음은 식지 않는데, 설렘은 점점 줄어들 거다. '비포 선라이즈'의 낭만이 지극히 비현실적이었다면, '비포 미드나잇'은 무척이나 현실적이어서 더 마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