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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 (12 Years a Slave , 2013) 스티브 맥퀸의 전작들과는 확실히 다른 톤이다. 아무래도 규모가 커지면서 좀 더 상업영화의 문법을 따라야했기 때문일까. 다만 인물의 육체에 집중하면서 감정을 보여주고, 사람에게 신념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한다는 면에서는 이전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현경 작가의 '사람, 장소, 환대'는 제일 좋아하는 텍스트이고, '노예 12년'도 이러한 프레임으로 봤다. 노예제도는 없다지만 현 시대에 계급이 완전하게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사람은 사람이기에 존중받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명제가 무시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나조차도 스스로를 노예처럼 살았다고 자조적으로 말하는 순간이 있었으니까. 신념이 광기가 되기도 하지만, 최소한의 신념이 없는 사람은 사회 시스템 안에서 금세 노예가 되기도 한.. 더보기
토르: 라그나로크 (Thor: Ragnarok , 2017) 어벤져스 새로운 시리즈 개봉에 앞서서 그동안 못 본 토르 시리즈 세 편을 몰아서 봤다.무난했으나 안 좋은 쪽의 무난함이었다.세 편의 감독이 모두 달라서 그런지 개성이 각각 달랐는데, 좋게 말해 개성이지 비슷한 평작인데 단점이 비슷하게 있다는 느낌이다. 일단 1편은 서사 자체에 빈틈이 너무 많고 작위적이며, 2편은 1편의 단점을 수습하느라 고군분투한 느낌이고, 3편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다.케빈 파이기는 토르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토르 자체의 개성보단 기존의 마블영화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나 싶다. 3편이 가장 나았던 이유는 그나마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다.토르에게 망치 대신 번개라는 키워드를 주고, 헐크는 치트키나 다름 없다.케이트 블란쳇은 반가웠으나 한편에서 짧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