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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패스벤더

헝거 (Hunger , 2008) 마이클 패스벤더와 스티브 맥퀸은 첫 호흡의 순간부터 빛났다. 아일랜드 관련 역사는 찾아볼수록 마음 아프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의 리암 커닝햄이 신부님으로 등장해서 마이클 패스벤더와 대화하는 롱테이크 부분은 의미심장하다. 하필이면 리암 커닝햄이 나왔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도 아일랜드 독립운동과 관련된 내용이었으니까. 둘의 대화가 작위적일 법도 한데, 오히려 서로 다른 신념의 충돌을 통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졋다. 스티브 맥퀸은 데뷔작부터 몸으로 말한다. 특히 영화 앞부분에 교도관의 일상과 다른 IRA 수감자들의 모습, 수감자를 제압하다가 죄책감에 우는 진압대 멤버를 보여주는 방식이 좋았다. 정답을 내리기보다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게 좋았는데, 데뷔작에서부터 이렇게 거리를 두.. 더보기
노예 12년 (12 Years a Slave , 2013) 스티브 맥퀸의 전작들과는 확실히 다른 톤이다. 아무래도 규모가 커지면서 좀 더 상업영화의 문법을 따라야했기 때문일까. 다만 인물의 육체에 집중하면서 감정을 보여주고, 사람에게 신념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한다는 면에서는 이전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현경 작가의 '사람, 장소, 환대'는 제일 좋아하는 텍스트이고, '노예 12년'도 이러한 프레임으로 봤다. 노예제도는 없다지만 현 시대에 계급이 완전하게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사람은 사람이기에 존중받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명제가 무시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나조차도 스스로를 노예처럼 살았다고 자조적으로 말하는 순간이 있었으니까. 신념이 광기가 되기도 하지만, 최소한의 신념이 없는 사람은 사회 시스템 안에서 금세 노예가 되기도 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