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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파스벤더

맥베스 (Macbeth , 2015) 오슨 웰즈와 저스틴 커젤이 각각 만든 '오델로'와 '맥베스'를 연달아서 보고 나니 셰익스피어의 원작소설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졌다. 늘 겉핥기로만 알았지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으니까. 고전적인 대사들을 독백처럼 다 읊는 영화의 방식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비극의 성격을 잘 살릴 수 있게, 예언에 매달리는 맥베스에게 집중하는 방식이 좋았다. 마이클 파스벤더와 마리옹 꼬띠아르는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라 다른 작품에서 볼 때와 비슷한 감흥으로 봤다. '싱 스트리트'에서 주인공의 형으로 나오던 잭 레이너는 죽은 스코틀랜드 왕의 살아남은 아들로 나오는데 비중이 크지 않음에도 인상적이었다. 현대극뿐 아니라 고전에도 어울리는 인상이었다. 패시 콘시딘은 '디어 한나'의 감독이라는 것도 영화가 끝난 뒤에 알았는데, 맥베.. 더보기
프랭크 (Frank , 2014) 영화 마지막에 노래를 부르는데 울컥했다.그 이유는 그 노래를 듣는 순간조차 내가 걱정한 건 과연 이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었기 때문이다.없으면 없는 대로 살면 되는데, 모든 걸 자본의 기준으로 생각한 거다. 작년에 작곡을 배웠었다.지금은 몇 달 동안 책상 위에 둔 키보드를 만지지도 않아서 코드도 다 잊었다.다시 시작하는 게 무섭다.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그 전에 재미가 없었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대부분 재능 있는 이들에게는 자본이 손을 뻗고, 그 과정에서 매력이 희석되곤 한다.아이러니하다.순수함이 매력이었는데, 자본이 닿고 그 순수함을 잃고 이도 저도 아닌 게 되니까. 영화 후반부에 프랭크가 자신이 대중을 위해 만들었다면서 부르는 콜라 립.. 더보기
슬로우 웨스트 (Slow West , 2015) 예쁜 영화를 보면 당황스럽다.'슬로우 웨스트'가 그렇다.소재는 안 예쁜데 화면이 예쁠 때의 충돌에는 매혹당하고, 이 작품은 명백하게 그런 작품이다. 보자마자 든 생각은 유튜브 시대를 살아가는 이가 시와 같은 영상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서부극으로 그려낸 것 같다는 거다.감각적인 영상인데 배경은 서부이고, 로케이션인 뉴질랜드는 무척이나 아름답다.서사는 심플한데, 캐릭터는 무모한 구석이 있다. 존 맥클린은 스코틀렌드에서 밴드를 하던 이다.그래서인지 몰라도 영화의 리듬은 놀라울 정도다.예쁜 화면의 나열이 아니라, 매혹이 필요한 순간에 예쁨이 배치되어 있다. 마이클 파스벤더와 코디 스밋 맥피의 호흡만 봐도 즐겁다.정말 다른 결을 지닌 두 사람이 입체적으로 러닝타임 내내 성장해나간다. 앞으로 서부극 뿐 아니라 여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