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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afternoon - 어제와 다른 비가 내리는 창 밖을 보며



한번 너 내게 묻기를 애써 사랑하냐고 했지
나는 대답 할 수 없었어
비가 내리고 있었으니까

혼자서 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던가
나는 걸을 수 도 없나봐
또 하루 해가 저무네

수 많은 밤을 이렇게 지샜지
돌려 놓을 수가 없었어
이 비가 그친 어느 밤
너에게 속삭이고 있겠지

또 하루가 가고 나면 옛 추억은 더 없을 거야
무기력한 오늘도 어김없이 지나가네
서글픈 옛 사랑도

또 한 해가 저물 때면 옛 기억은 더 흐릴 거야
너를 향한 마음도 예전처럼 멀어지네
쓸쓸한 옛 노래도





재주가 많은 청년들이자, 제주도 출신인 청년들이 만든 재주소년.
사실 재주소년이 해체한 것도 모르고 있었다.
애프터눈이라는 이름을 듣고, 재주소년의 박경환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고등학교 졸업 여행을 제주도로 갔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돈 아깝고 재미도 없었다.
버스 안에서 내내 자다가 내려서 자연경관 보라고 하면 감흥없이 보다가 다시 버스 타서 자고.
남자들로 넘쳐나는 숙소에서 밤에 케이블채널에서 해주는 야시시한 영화들이나 보고.
덕분에 지금도 제주도하면 자연경관들보다 야시시한 영화가 먼저 떠오른다.

지금 가면 많이 다를까.
다들 제주도 올레올레 난리인데 계획적 여행은 체질에 안 맞는지라 다시 가게 되더라도 어느날 훌쩍 충동적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준비없이 가면 정말 무방비로 감동하게 되는 순간들의 연속이다.
물론 무방비로 좌절하게 되는 순간들이 굉장히 많기에 더 감동적인 것이다.

제주도를 가고 싶다는 충동이 먼저 들지, 졸업여행 때 봤던 야시시한 영화의 제목이 먼저 궁금해질지.
난 제주도에서 뭘 보고 온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