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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화요비 - 이런밤



잠들 수 없는 이런 밤
혼자가 너무 싫어서
바람이라도 들어오도록
작은 창을 모두 열어놓았어

낡은 피아노 앞에서
즐겨부르던 노래도
왠지 오늘은 잘 되질 않아
새벽은 더 멀기만 한데

하지만 이대로 그냥 지샐 수 밖에
꼭 이런 날이면 내 꿈속으로
찾아오는 한 사람이 있을테니
어쩌면 꿈에도 그댈 붙잡질 못한 난
눈물로 또 하루를 보낼테니까

읽다만 책을 펴봐도
빈방을 정리해봐도
내 그리움이 가라앉기엔
이 밤도 다 모자라나봐

내 안에 그대가 없는 날이 없어서
내 맘은 하루도 잠들지 못해
자꾸 외로움에 지쳐가고 있어
차라리 그대를 잊는 걸 내가 잊어야
슬픔도 날 떠나가줄지 몰라

내가 그대 곁에 있었다는 것만
기억해 난 그거면 돼
이 밤 어디선가 그대 때문에
잠 못드는 나를 위해서

하지만 이대로 그냥 지샐 수 밖에
꼭 이런 날이면 내 꿈속으로
그댄 다시 찾아와 줄테니
어쩌면 꿈에도 그댈 붙잡질 못한 난
눈물로 또 하루를 보낼테니까

눈물로 또 하루를 보낼테니까






중학교에 막 입학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을 찾아 뵈러 간 적이 있다.
오랜만에 찾아간 교실.
교실에 들어갔을 때 선생님께서는 박화요비의 노래를 듣고 계셨다.
그 멜로디를 기억했다가 집에 와서 찾아보니 제목이 '이런밤'이었다.

무척이나 화창한 봄의 정오였고, 오랜만에 선생님을 뵙게 된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설렜던 기억이 난다.
짧은 머리가 쑥스러워서 쭈뼛거리면서 교실에 들어갔을 때 반갑게 맞이해주셨던 선생님의 표정도.
안 뵌지 오래 되어서 얼굴도 어렴풋하지만 그 표정은 얼추 그려낼 수 있을 것 같다.

수많은 밤을 이 노래와 함께 보냈지만 그럼에도 이 노래에 얽힌 추억은 쉽사리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내게 이 노래는 나를 봄으로, 정오로, 초등학교 교실로, 선생님의 표정 앞으로 데려다 놓는다.

이 곡을 듣고 다른 이를 떠올리고, 다른 곳을 떠올리게 되는 날이 아무렇지 않게 오겠지.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을 블로그 글을 정리하다가 비로소 깨닫게 되는 그런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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