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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아스트로 비츠 - ...말이야



멀어지는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무너져 내리는 소중했던 많은 약속들

웃고 있는 너의 사진들을 바라보며
믿을 수가 없이 행복했던 많은 추억들

닮아버린 말투 마저도
함께 했던 농담 마저도

지우란 말이야 어서 가져가란 말이야
힘겨운 날이야 잠이 들 수 없는 날이야
잊으란 말이야 내겐 필요없단 말이야
지나간 날이야 이젠 끝나버린 날이야

어젯밤 꿈에 본 기억들을 떠올리며
예전처럼 네가 올 것 같은 슬픈 기대들

미소짓던 너의 얼굴도
낯설어진 나의 모습도



bk!라는 이름을 처음 본 것은 김동률 4집 앨범이었다.
내가 산 거의 최초의 음반이 김동률 4집이었기에 엔딩 크레딧에 있는 모든 이름들이 내게는 다 소중했다.
피쳐링으로 참여한 원티드와 이소은의 다음 앨범도 나오자마자 바로 구입하고, 김동률 라디오에 게스트로 나오는 작사가 박창학의 이야기도 귀기울여서 듣는 등 아무튼 내게는 여러모로 김동률 4집의 의미가 크다.
그리고 4집의 참여진에 이름을 올린, 김동률의 사운드에 관여한 bk!가 누굴지 몹시도 궁금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스트로 비츠의 앨범이 나왔다.(아스트로 비츠가 bk!이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일렉트로닉 음악이 보편화되었던 시절이 아니었기에 내게는 음악 자체가 굉장히 신선했다.
특히나 리믹스 트랙이 당시만해도 관례적으로 앨범에 트랙 수를 채우기 위해 수록되는 굉장히 무성의한 편곡의 곡들이었다.
하지만 아스트로 비츠의 앨범 속 리믹스 트랙들은 원곡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원곡보다 좋기도 하는 등 진정한 의미의 리믹스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의 앨범 속 모든 곡들이 소중하지만 그 중에서도 '...말이야'라는 곡을 좋아한다.
롤러코스터의 음반에 수식어로 등장하는 애시드 재즈라는 장르가 잘 어울리는 곡이다.
사실 장르 구분하는 것도 무의미한 세상이지만.
일렉트로닉 장르에 속해있지만 좋은 팝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곡이다.

최근 들어서는 많은 일렉트로닉 뮤지션이 나오고 있다.
내게는 아직도 아스트로 비츠가 최고이다.
최근에는 여성 보컬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그인데 그의 싱글들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말이야'의 리믹스 버전이 'maliya'라는 제목으로 chicaloca compliation 앨범에도 수록되어 있는데 역시나 아스트로 비츠답게 원곡만큼이나 좋은 사운드를 보여준다.
편곡자로서의 그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정규앨범이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