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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고슬링

라라랜드 (La La Land , 2016) 처음 봤을 때는 범작이라고 느끼고 걸작까지는 아닐꺼라고 느꼈다.그런데 두 번째 보고 나서는 이 영화는 명백한 걸작으로 느껴졌다.당시 내 상황은 세바스찬에게 이입하기 너무 좋았으니까.영화의 좋고 나쁨은 영화의 짜임새만큼이나 나의 컨디션 또한 중요하다. 꽉 막힌 도로에서 운전자들이 다 함께 노래하는 판타지로 영화는 시작한다. 다들 각자의 꿈과 함께 도로로 나왔을 것이다. 막힌 도로에서 꾸역꾸역 목적지를 향해간다. 목적지는 다들 다르겠지만, 우리의 옆을 바삐 지나가는 이들 중에 꿈과 사랑에 대한 사연이 없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서로가 품고 있는 꿈의 결이 달라도 서로 사랑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 상대의 꿈에 공감 못해도 사랑하면 된거라고 쉽게 넘어가고, '현실적으로'라는 말이 저 꿈을 .. 더보기
빅쇼트 (The Big Short, 2015) '캐롤'을 보고나서 바로 연달아서 봤다. 영화를 연달아서 본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일단 기억이 섞일 위험이 크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보고나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봤을 때도, '마카담스토리'를 보고나서 '어린왕자'를 봤을 때도, '가족의 탄생'을 보고나서 '더 퀸'을 봤을 때도 그랬다. 훗날 생각해보면 전혀 연관없어 보이는 두 영화가 섞여서 함께 떠오른다. 이래서 영화의 개봉시기라는 것도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 '캐롤'은 무척이나 좋은 영화지만, '빅쇼트'가 더 좋았다. '캐롤'은 내게 완전히 딴 세상을 보여주는 정말 '영화' 같은 영화라면, '빅쇼트'는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울만큼 내 삶과 밀접하게 붙어있는 영화다. 마이클무어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었다. 편집이 이렇게 개성있게 .. 더보기
드라이브 (Drive, 2011) 평범한 서사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신선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감독이다. '드라이브'의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그런 면에서 굉장히 좋은 감독이다. 80년대의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지만, 이 영화는 한없이 세련된 영화이다. 오프닝 자동차 추격 장면부터 관객을 확 사로잡는다. 영화가 내내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이 영리하게 강약조절을 잘했기 때문이다. 폭력하면 떠오르는 크로넨버그나 타란티노 못지 않은 액션 시퀀스가 넘쳐난다. 특히 후반부에 영화가 폭발하면서 시작되는 일련의 시퀀스들은 굉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잔인한 장면은 불쾌하지 않은 선에서 빠르게 편집해버리는 등 영화의 템포에 관객이 말려들어갈 수 밖에 없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주로 호흡을 맞춰온 뉴턴 토머스 시겔의 촬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