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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 료

레스트리스 (Restless , 2011) 한 소년이 있다. 소년은 누군지도 모르는 이의 장례식을 돌아다닌다. 어느날 장례식장에서 만난 한 소녀가 소년에게 아는 척을 한다.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소녀의 삶을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이면 혼자서 개인적인 베스트영화를 선정한다. 가끔 내 베스트영화 목록을 싹 다 갈아엎을 만큼 울림이 큰 영화를 만날 때가 있다. '레스트리스'가 내겐 그렇다. 난 평론가가 아니기에 내게 베스트란 논리는 조금 헐겁더라도 감정을 흔드는 영화이다. 그런 면에서 구스반산트의 작품 중 '엘리펀트'보다 '레스트리스'가 더 좋다. 사랑에 대해 다룬 영화에 시큰둥한 편인데, '레스트리스'를 보면서는 참 많이 운 것 같다. 영화 마지막 소년의 표정, 그리고 엔딩크레딧.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동안 흐르는 일련의 음악, 굳이 보여주지.. 더보기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I Just Didn't Do It, 2006) 법정드라마이다. 한 남자가 지하철 안에서 치한으로 몰리게 된다. 변호사조차도 이 남자에게 벌금 조금만 내면 금방 풀려난다고 말하지만, 이 남자는 자신이 지은 죄가 없는데 왜 잘못했다고 해야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법정까지 가게 된다. 최근에 본 일본영화들 중에서 가장 좋았다. 법정드라마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님에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치한으로 몰린 한 남자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 국가권력에 대항하는 이야기이다. 일본 법정의 어두운 단면을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을 몰입도에 있다. 영화를 보다보면 어느새 피의자에게 이입되어서 함께 억울해하고 기뻐하는 자기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대사량도 많고, 전개가 빠른 편이 아님에도 관객은 철저하게 주인공에게 집중하게 된다. '셀위댄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