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소영 썸네일형 리스트형 애정만세 (愛情萬歲, Vive L'Amour, 1994) 낮잠을 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차피 밤이 되면 잘 것인데 낮에 잠이 들면 괜한 짓을 한 것 같아서 기분이 별로 안 좋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니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영화를 본다. 보면 졸릴 것 같아서 망설였던 정적인 아트필름들 중에 한 편을 골라서 본다. 내가 본 영화의 절반 이상은 보고 싶어서라기보다 '봐야할 것만 같은' 의무감에 본 영화들이다. 그런 의무감으로 본 영화들이 내게 좋은 자양분이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설날 오전에 가족들과 함께 여기저기 다니다가 낮잠을 잤고, 일어나자마자 미뤄둔 숙제처럼 차이밍량의 '애정만세'를 봤다. 한 여자가 집을 팔기 위해 내놓는다. 우연한 계기로 그 집 열쇠를 손에 넣은 두 남자가 있다. 두 남자는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각각 밤이 되면 그곳에서 샤워를..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