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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코스모폴리스 (Cosmopolis , 2012)



오랜만에 본 크로넨버그의 영화다.

david의 외래어표기법은 '데이비드'인데 왜 '데이빗'으로 표기하고 싶어질까.


크로넨버그의 '이스턴 프라미스'는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작품에 굉장히 가까운 작품이었다.

'플라이'와 '크래쉬' 등은 기괴함 때문에 충격적이었고.

'코스모폴리스'는 오랜만에 만난 크로넨버그 치고는 너무 얌전하다는 느낌이 컸다.

덕분에 감흥이 덜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할리우드에 떠오르는 별이기에, 극 중에서 젊은 제벌 역할을 맡은 게 잘 어울렸다.

그러나 하이틴스타라는 그의 위상이 비슷할 뿐, 연기의 톤 자체는 영 안 맞는 옷의 느낌이 들었다.

차라리 데이빗 미코드 감독의 '더 로버' 속 연기가 훨씬 이상적으로 보였다.


줄리엣 비노쉬부터 사만다 모튼, 마티유 아말릭, 폴 지아마티가 짧은 분량임에도 출연했다.

크로넨버그 감독의 위상 때문일까.

그러나 이들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케빈 두런드였다.

그의 연기를 제대로 인지한 건 이 작품이 처음이다.

큰 덩치부터 시작해서 배역과 딱 맞는 느낌이 들어서 자꾸 그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게 된다.

조연이 주연보다 무게감이 크면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다.


자본주의에 잠식당해 현실과 괴리된 부분이 리무진으로 표현된건 도식적이라고 느껴졌다.

특히 폴 지아마티가 등장하는 엔딩 부분의 대사는 너무 설명적이다.

크기가 다른 전립선과 균형에 대한 대사도 작위적이고.


다른 감독이었다면 도발적이었을지 몰라도 크로넨버그의 작품 치고는 얌전했다.

그가 그동안 보여준 충격들을 생각하면 너무 당연한 일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