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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재키 (Jackie , 2016)



영부인에 대한 이야기라서 미국찬양의 분위기로 흐르면서 뻔한 영화가 될까 했으나 기우였다.

일단 칠레감독인 파블로 라라인이 적격이라고 생각한 게, 그가 미국인이 아닌 이방인의 시선으로 다뤘기에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인 '외로움'이 잘 드러났다고 본다.


프로덕션이 정말 좋은 작품이다.

촬영, 음악, 의상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

배우 조합도 훌륭하다.

나탈리 포트만은 '블랙스완'과는 다른 의미의 호연을 보여줬고, '언 에듀케이션'의 피터 사스가드는 후반부에 감정을 터뜨릴 때의 연기가 좋다.

그레타 거윅과 존 허트는 짧게 등장해도 존재감이 크고, 특히 인상적인 건 빌리 크루덥이다.

'빅피쉬' 이후로 그가 등장하는 영화는오랜만인데, 목소리부터 시작해서 기자 역할에 최적화되어있다고 느꼈다.


처음엔 안티고네 느낌으로 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패왕별희'가 생각났다.

시대의 흐름과 상관없이 자신의 신념을 고집하는 '패왕별희' 속 장국영의 모습이, 케네디가 죽은 뒤 장례식 관련해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재키와 겹쳐 보였다.


그녀가 좋고 나쁘고에 대한 의견보다, 나였다면 어땠을까로 이어진다.

나와 상과 없는 문제에 대한 대답이 아닌 내 삶에 질문이 들어가면 그건 좋은 영화다.

그래서 내게 '재키'는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