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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원더풀 라이프 (ワンダフルライフ , Wonderful Life , 1998)


'환상의 빛'과 '원더풀 라이프'는 내 기준에서 좋은 질문을 던지지만 마음에 완전 와닿는 작품은 아니다.

다만 최근에 다르덴 형제의 작품들을 봐서 그런지 몰라도,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중간지점에 있는 영화의 미덕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만든다.

'환상의 빛'이 콘티에 맞춰 꼼꼼하게 찍은 작품이라면, '원더풀 라이프'는 인터뷰 장면만 봐도 느껴지지만 오히려 의도적으로 여백을 두고 만든 작품이다.

처음에는 보면서 비슷한 인터뷰 장면만 나와서 답답했는데, 뒤에 가서는 오히려 그게 쌓여서 진폭되는 게 있었다.


영화 '시'만큼이나 인터뷰 장면의 여운이 긴 장면이다.

실제로 500명 정도를 인터뷰하고 캐스팅한 인물들이 있다고 한다.

몇몇 에피소드는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라면 선택 못할 것 같다.

하나만 선택하는 게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고, 난 오히려 사람들이 추억을 택하는 걸 도와주는 일이 더 보람있을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나보다도 내가 사랑하는 이들의 선택이 궁금해졌다.

그들의 선택에 내가 있어도, 없어도 기쁨과 아쉬움이 공존할 것 같다.


죽음과 관련해서 이렇게 현실적으로, 따뜻하게 그려낸 감독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