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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보이(VOY) - 기억을 쓴다 (feat. 한희정)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갈 거란 다짐
누가 말을 걸어와도 웃으며 말해

밤새 잠 못 들고 어두워진 눈
감추려고 안경을 써보고
상관없는 사람들 속에
어울리다 큰소리로 웃고

길거리 음악소리에
걸음을 멈추게 되지만
외면하며 걷는다 더 멀리 걷는다

혹시 바람이라도 차게 불면
깨질까 봐 움직이지 않아
생각 없이 내리는 비엔
하루 종일 걷고 또 걷다

다시 그리다 지워 기억을 쓴다
또 다시 그리다 지워
혹시 잊어버릴까 봐 실없이 웃는다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기억하는 건 죽은 사람
그렇게 나는 없는 사람
세상엔 이미 없는 것

아아 생각 없이 내리는 비엔
하루종일 그곳을 거닐다
기억하려 애를 쓰는
내 모습에 웃음만 나고
다시 그리다 지워 나도 모르게
또 다시 그리다 지워
아무일 없던 사람이 되가네



루시드폴의 '사람들은 즐겁다'가 듣고 싶어지는 시기가 주기를 정해놓은 것처럼 찾아온다.
아니, 그 노래가 주는 정서 자체가 사람에게는 주기적으로 온다.
그와 비슷한 노래가 나타났고, 새롭게 나타난 그 노래와 비슷한 영화를 보았다.

그 영화는 홍상수의 '북촌방향'이다.
보고나서 난 몇 번이나 길을 잃고 잊혀지고 죽어버렸나라는 생각을 한다.
홍상수 영화니까 가능한 물음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있는 뮤직플레이어의 1번 트랙은 한희정이 부른 '기억을 쓴다'이다.
하루에 한 번은 음악을 듣고, 항상 맨 처음은 한희정의 목소리이고, 이 노래의 가사가 들린다.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기억하는 건 죽은 사람,
그렇게 나는 없는 사람, 세상엔 이미 없는 것.

지금 이 시점에서 이병훈을 만난 것이 운명처럼 느껴졌다.
'북촌방향' 속에서 우연히 만난 백현진을 보는 느낌이다.
이준익 감독의 인터뷰에서 이병훈과 방준석은 함께 이준익 감독의 영화 속에서 영화음악을 만들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업하기에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감독이 방준석이고, 이병훈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의 크레딧에 항상 있는 이름이다.
이병훈이 홍대씬의 여성보컬들과 앨범을 내줘서 좋다.
이런 식의 기획을 항상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실현시켜주어서 고마웠다.

곱씹게 되는 단어들이 있고, 내게는 주로 노래가사인 경우가 많았다.
기억을 쓴다라는 말이 예쁘다고 느꼈다.
자주 곱씹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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