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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나인(Nine9) - 노래들




그의 노래를 나 처음 들은 건
다 자라지 않은 어린 열네살
해가 지는 운동장 한바퀴를 맴돌며
하늘 위 비행기를 향해 소리쳤었지

(날아와 머리 위로)

세상 모든 고민을 짊어진 채
젊음의 실수에 괴로워할 때
따스한 봄햇살 아래 내게 속삭이던
그 아름다운 노랫말에 매료됐었지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혹자는 말하지
노래는 죽었다고
노래의 힘은
더 이상 살아있지 않다고

멈추지 않는 노래들이
나를 자라나게 해
지금 여기 서 있네
이렇게 살아 춤추는
나의 노래로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love is always part of me)

세상 모두가 그 빛을 잃은 채
수많은 목소리들 날 헤칠 때
겁이 날만큼 허약해진 나의 맘 속에
노래하는 이의 내일을 보여준 그녀

혹자는 말하지
노래는 죽었다고
노래의 힘은
더 이상 살아있지 않다고

멈추지 않는 노래들이
나를 자라나게 해
지금 여기 서 있네
 이렇게 살아 춤추는
나의 노래로

세상은 말하지
노래는 죽었다고
노래의 힘은
더 이상 살아있지 않다고

멈추지 않는 노래들이
나를 자라나게 해
지금 여기 서 있네
이렇게 살아 춤추는
나의 노래로

나의 노래로



디어클라우드의 음악을 들었던 이들이라면 나인의 솔로앨범 분위기를 얼추 예상했을 것이다.
9월 9일에 발매된 아홉 트랙이 수록된 나인(Nine9)의 1집 앨범 [9 Stories]는 예상가능했음에도 좋은 앨범이다.
나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이 이런 음악이 아닐까라는 확신이 드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앨범의 앞부분이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
초반에 나란히 배치된 '약속해', '노래들', '가위손' 세 곡은 나인의 다양한 매력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이 세 트랙만 EP로 공개했어도 굉장했겠다고 느껴질 만큼 인상적이다.

나인의 목소리는 기본적으로 가라앉는 정서를 품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정하고 밝은 분위기의 곡을 부르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노래들'은 그런 호기심을 품고 있는 내게 너무 반가운 곡이다.
이적의 3집 수록곡 '노래'처럼 노래에 대한 찬가이다.
특히 현악편곡이 너무 잘 되어 있는 곡이다.

노래 중간중간 나인은 자신이 좋아했던 노래들의 한 대목을 부른다.
'날아와 머리 위로'는 패닉의 'UFO',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는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love is always part of me'는 이소라의 'Track3' 가사의 일부이다.
곡 내에서 가장 작게 들리는 부분들이지만 이 노래가 크게 울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 앨범의 출발은 '노래들'이라는 곡일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노래들을 통해 나인은 뮤지션이 되었을테니.

누구에게나 있는 '나의 노래'를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