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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본햄 카터

빅 피쉬 (Big Fish , 2003) '판의 미로'와 '지구를 지켜라'를 좋아하는 이유와 같은 이유로 '빅피쉬'를 좋아한다. 앨버트 피니와 이완 맥그리거가 번갈아가며 나온다. 현재의 아버지, 과거의 아버지. 지금은 나약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화려했던 과거. 전혀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가지 이야기가 아버지 안에 함께 존재한다. 아버지의 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이 영화는 마법이 된다. '빅피쉬'는 아버지에 대한 영화이다. 사랑에 대한 영화일 수도, 동화에 대한 영화일 수 있다. 이 영화는 아버지를 보여주지 않고, 아버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본 뒤에 아버지를 바라보는 순간, 이야기와 그 대상 사이의 간극을 발견하는 순간에 우리의 감정은 흔들리게 된다. 동화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영화이다. 아버지라는 지위가.. 더보기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 2012) 뮤지컬 형식이라는 말을 듣고 걱정부터 들었다. '오페라의 유령'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조엘 슈마허의 '오페라의 유령'은 극장에서 본 최악의 영화 중 하나이다. '레미제라블'이 '오페라의 유령'처럼 뮤지컬과 영화, 두 매체의 장점을 하나도 살리지 못한 영화일까 걱정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해 본 영화 중에 세 손가락에 꼽을 만큼 좋았다. 러닝타임이 길다고 하는 이들이 있지만, 사건 전개가 빨라서 지루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모든 대사가 노래다보니 각각의 시퀀스가 하나의 무대이고, 하나의 극처럼 느껴졌다. 매순간이 클라이막스라는 '레미제라블'에 대한 영화평이 많이 와닿았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배우들이다. 장발장 역을 맡은 휴잭맨은 '머니볼'의 브래드피트와 마찬가지로 벗지 않아도 섹시할 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