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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스포시

127 시간 (127 Hours , 2010) 창작에 있어서 실화의 힘은 크다. '127시간'을 보며 다시금 느낀다. 대니 보일은 감각을 극대화하는데 능한 감독이고, 조난 당한 누군가의 시간을 영화로 풀어내는데 있어서 대니 보일은 탁월할 수밖에 없다. 플래시백이나 판타지 장면을 많이 삽입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함에도, '127'시간은 굉장히 영리하게 플래시백을 사용한 작품이다. '베리드'가 떠올랐지만 '베리드'가 플래시백 없이 전개했다는 미덕을 빼면, 영화 자체는 '127시간'이 더 좋았으니까. 후반부에 팔을 자르는 장면에서는 보기만 해도 실신하는데 실제로는 어땠을까 싶다. 조난당할까봐 여행을 안 가거나, 여행 때 무엇인가 잔뜩 들고 가는 게 능사는 아닐 거다. 무슨 상황에서나 대비하려면 결국 판단력과 이겨낼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건 하루 아침.. 더보기
킬러들의 도시 (In Bruges , 2008) '쓰리빌보드'를 먼저 보고 몇 달 뒤에서야 '킬러들의 도시'를 보았다.번역제목은 최악이다.영화의 배경인 브리주는 설정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공간적 특징을 없애고 평범한 제목을 붙이다니. 마틴 맥도나가 얼마나 뛰어난 각본가인지 생각하게 된다.각본도 각본인데 영화의 리듬이 정말 좋다.타란티노가 몇 편만 더 만들고 나면 은퇴한다는 소리가 있는데, 내가 타란티노를 좋아하는 이유인 멋진 리듬을 마틴 맥도나가 보여주고 있다.쓸데 없어 보이는 대화로 긴장감을 주고 자연스럽게 정보를 던지는 대사를 쓰기란 결코 쉽지 않다. 브리주에 대해 서로 상반된 평가를 하는 두 킬러와 그들을 쫓아오는 보스 킬러까지 세 캐릭터가 굉장히 뚜렷하게 입체적이다.이렇게 균형을 잘 맞춘 각본이라니.고전적인 것과 고리타분함을 함께 갖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