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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블란쳇

아임 낫 데어 (I'm Not There , 2007) '캐롤' 이후로 오랜만에 본 토드 헤인즈의 작품이다. 극장에서 굉장히 피곤한 상태에서 '캐롤'을 졸면서 보느라 당시 주변에서 '캐롤'에 대해 평할 때 할 말이 별로 없었다. 나중에 맨정신에서 '캐롤'을 두 번 정도 봤고 졸았던 게 미안할 만큼 좋은 작품임을 깨달았다. '아임 낫 데어'는 서사가 없다. 나는 미국 근현대사나 밥 딜런에 대해 빠삭하게 알지 못하지만 영화를 보는데 별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은 종류의 영화다. 내러티브가 없는, 해체에 가까운 작품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아임 낫 데어'는 앞으로 참고할 수밖에 없겠다 싶을 만큼 창의적인 작품이다. 어차피 직선으로 흐르는 영화가 아니라 따라잡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좋아하는 배우들을 .. 더보기
한나 (Hanna, 2011) 보기 전에는 너무 뻔한 장르영화일까봐 걱정했다. 결론적으로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박훈정 감독의 '마녀'를 보기 전에 '한나'를 봤다면, '마녀'가 '한나'의 아류로 보였을 것 같다. '마녀'가 시리즈를 염두했다는데, '한나'가 지금이라도 시리즈로 나왔으면 좋겠다. 조 라이트 감독은 시대극에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류의 장르영화에도 강하다는 게 놀랍다. 시얼샤 로넌을 너무나 좋아하기에, 시얼샤 로넌만으로도 즐거운 영화다. 메시지나 서사에 있어서 사실 특별하진 않다. 그러나 거부하기 힘든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케미컬 브라더스의 음악까지 더해진 액션씬의 쾌감은 굉장하다. '팬텀 스레드' 이후로 빅키 크리엡스를 오랜만에 봐서 좋았고, 케이트 블란쳇은 토르 시리즈보다 '한나'에서 훨씬 매력적인 빌런으로.. 더보기
토르: 라그나로크 (Thor: Ragnarok , 2017) 어벤져스 새로운 시리즈 개봉에 앞서서 그동안 못 본 토르 시리즈 세 편을 몰아서 봤다.무난했으나 안 좋은 쪽의 무난함이었다.세 편의 감독이 모두 달라서 그런지 개성이 각각 달랐는데, 좋게 말해 개성이지 비슷한 평작인데 단점이 비슷하게 있다는 느낌이다. 일단 1편은 서사 자체에 빈틈이 너무 많고 작위적이며, 2편은 1편의 단점을 수습하느라 고군분투한 느낌이고, 3편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다.케빈 파이기는 토르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토르 자체의 개성보단 기존의 마블영화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나 싶다. 3편이 가장 나았던 이유는 그나마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다.토르에게 망치 대신 번개라는 키워드를 주고, 헐크는 치트키나 다름 없다.케이트 블란쳇은 반가웠으나 한편에서 짧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