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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반칙왕 (The Foul King , 2000) 김지운 감독의 초기작을 다시 보았다. 장진영이 나온 순간부터 이 영화는 내게 장진영의 영화가 되어버렸다. 온전히 송강호를 위한 영화이지만, 송강호가 길에서 꺾는 꽃이 바람에 날아가자 다시 주워오는, 프레임 밖에 있는 그녀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세상 모두 반칙을 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느낀다. 세상이 하는 반칙에 적응 못하고, 마스크를 쓰고 무대 위에서만 반칙을 하는 남자가 있다. 마스크도 포크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살아남으려 애쓴다. 그가 아무리 애써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은 그가 쓴 타이거마스크보다도 더 두꺼운 가면을 쓰고 있지만, 우린 그것을 암묵적으로 넘어가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반칙이라고 자기위로를 하며 반칙에 적응해가며 하루하루를 버텨간다. 현실에서 반칙을 하지 않으면 도.. 더보기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Between Love And Hate, 2006) 극장에 갈 상황은 안되고 영화는 보고싶은 와중에 우연히 친구의 미니홈피에 써있는 이 영화의 대사 하나를 보고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 참 불편하다. 불편할만큼 적나라하다. 우리가 숨기려고 하는 남녀관계에 있어서의 치졸한 모습이 다 드러난다. 내가 최근에 보았던 영화 중에서 좋은 대사가 가장 많이 나온 영화이다. 겉멋 안부리고 이렇게 사람냄새 풀풀 나는 멜로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이 몇이나 될까. '파이란'의 시나리오에 참여하기도 했던 김해곤의 시나리오는 뻔하디뻔한 연애를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생동감을 잃은 시나리오가 범람하는 한국영화계에 너무 적나라해서 민망할 지경인 멋진 멜로영화를 만어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김승우는 약혼녀가 있고, 장진영은 김승우에게 있어서 속된 말로 '세컨드'이다. 영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