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필성

페르소나 (Persona , 2018) 전고운 감독의 작품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나머지 작품들은 감흥이 거의 없었다. 이경미 감독의 작품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비밀은 없다'는 내 인생영화 중 한 편인데 이런 작품을 보게 될 줄이야. '미쓰홍당무'와' 비밀은 없다'는 여성연대의 좋은 예시로 삼을 작품들이다. 그런데 이 단편 속 여성들의 관계는 전혀 사려 깊지 못하다. 게다가 섹슈얼한 무드와 은유들은 하나 같이 너무 뻔하고 흥미롭지 못하다. 배두나, 김태훈까지 좋은 배우들이 함께 했음에도 왜 굳이 이런 극을 만들어야 했을까. 임필성 감독의 작품은 그동안도 딱히 좋아하지 않았고 이번 단편도 마찬가지였다. 대화를 통해 어떤 정서가 쌓이는 게 아니라, 대화와 정서가 따로 노는 느낌이 들었다. 교차편집이 활용되었는데 좀 더 극단적으.. 더보기
인류멸망보고서 2006년에도 제작을 시작한 영화를 지금 보게 되다니. 그래도 지금이라도 볼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SF가 굉장히 생소한데, 다소 위험할 수 있는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세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멋진 신세계'는 음식물쓰레기 속에 있던 사과가 좀비바이러스를 일으키고 이야기이고, '천상의 피조물'은 절에서 해탈했다고 주장하는 로봇을 고장처리할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고, '해피버스데이'는 꼬마가 주문한 당구공이 몇 년 뒤 지구멸망의 원인이 된다는 종말론이다. '멋진 신세계'는 좀비물로 보이지만 정치풍자의 성격이 강해서 블랙코미디에 가깝다. 고기로 인해 감염되고, 구제역과 미국산 쇠고기의 이미지까지 더해져서 정치적 메시지가 노골적인 영화이다. 풍..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