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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해어화 (解語花 , LOVE, LIES , 2015) 영화가 선택의 순간에 놓였을 때 관객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선택을 했을 때 그 영화가 감동을 주고 체험이 된다고 생각한다. '해어화'는 선택의 순간마다 너무 쉽고 예상가능한 지점으로만 나아간다. 그 덕분에 이 영화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보면서 앞부분이 어떨지 궁금한 순간보다 다시 돌아가서 U턴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는 것만으로도 썩 좋은 영화는 아니었단 뜻일 것이다. 천우희가 나온 영화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나중에는 꼭 천우희가 맡은 캐릭터가 말도 안 될 만큼 거대한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 너무 아프고 비극적인 역할을 많이 맡는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아프다. 사랑으로 가득찬 배역을 맡은 천우희를 얼른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보기
뷰티 인사이드 (The Beauty Inside, 2015) 영상 참 예쁘다. 백감독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예상가능한 부분이다. 다만, 예쁜 영상에 비해 동의하기 힘든 관점을 보여주는 영화다. 원작 단편은 컴퓨터칩이기에 훨씬 더 많은 설득력을 가진다. 컴퓨터칩 대신 인간을 그 자리에 놓고 장편화시켰다. 그런데, 왜 내면이 아니라 외면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을까. 할아버지가 사랑을 말하고, 외국인과 다투고, 같은 성별끼리 입을 맞추고, 꼬마가 이별을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면, 예쁜 화면이 불편하게보였을까. 굳이 빛나는 배우들끼리 사랑하는 장면을 바꾸기보다, 사람들이 진심이 아니라 외면만 보기 바쁘다는 것을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준 블랙코미디였다면 좋았을 것 같다. 아주 예쁜 블랙코미디였다면, 씁쓸하게 웃을 수 있었다면 좋은 영화로 기억했을 것이다. 마음이 아니라 외모만 .. 더보기
혜화,동 (Re-encounter, 2010) 유기견을 돌봐주는 소녀 혜화에게 몇 년 전 사라진 남자친구 한수가 찾아온다. 자신을 찾아온 한수를 계속해서 밀어내는 혜화. 그러던 중 혜화는 죽은 줄 알았던 자신과 한수 사이의 아이가 입양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2011년에는 유독 좋은 독립영화가 많았던 것 같다. '혜화,동'은 사실 처음 포스터를 보자마자 혜화동에 사는 소녀의 성장이야기인가 싶었다. 알고보니 영화의 주인공 이름이 혜화였고, '동'은 중의적으로 쓰인다. 혜화의 마음은 겨울(冬)이고, 얼어붙은 혜화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아이(童)이다. 조금씩 움직이는(動) 혜화의 마음이 과연 한수와 같은(同) 마음이 될지도 영화 내내 중요한 문제이다.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던 민용근 감독이 유기견을 구조하는 여자를 찍으면서, 여자가 탈장된 개를 구조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