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정승훈 썸네일형 리스트형 <도그빌>의 선물의 경제와 심판의 윤리를 넘어서 표독하고도 능글맞게 생긴 라스 폰 트리에의 ‘착한 여자 괴롭히기’는 이러나저러나 문제적이다. 실컷 당하던 그녀가 맘껏 갈겨대는 은 트리에 수난극의 터닝포인트를 찍는데, 그 ‘깨는’ 유턴이 마냥 카타르시스로 질주하는 건 아니다. 너무 극단적인 해답은 정답이 아닌 것 같기에. 게다가 노골적인 반미 알레고리는 정의의 심판을 자처하던 미국적 파시즘을 복사한 혐의도 받는다. 그래서 오히려 그레이스가 미국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논란에 대해 트리에는 내레이터의 입을 빌려 입을 다문다. “그녀가 도그빌을 떠난 건지 도그빌이 그녀를 떠난 건지는 대답하지 않겠다.” 그런데 이 침묵에서 양자택일의 전제를 벗어날 여지를 읽을 순 없을까? 뻔한 교훈극의 빈약한 사상으로 폄하될 표면적 의미망 아래에는 이분법 너머를 엿보게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