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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

건축학개론 좋았다. 아니, 이 영화를 안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지금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사람 중에 90년대를 지나오지 않은 이가, 첫사랑의 기억이 없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온다고 하기에, 영화의 캐스팅 소식만 듣고도 굉장히 기대를 했다. 아역과 성인연기자의 외적인 모습이 너무 달라서 안 어울리면 어쩌나 싶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15년이면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심지어 기억까지도 모조리 바뀔 수 있는 기간이라고 느꼈다. 누군가를 15년 동안 기억해 왔다면 짧은 수도 있겠지만, 그 15년 동안 추억은 계속해서 가공되고 포장된다. 지금 내 옆에 그 사람을 두지 못하고 추억으로 곱씹을 수 밖에 없는, 후회스러운 기억들을 포장해가며 하루하루 견뎌나가는 것이다. 아니, 대상에 대한 .. 더보기
시라노; 연애조작단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게 본 한국 로맨틱 코미디. 박신혜 캐릭터의 로맨스가 좀 더 강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아무튼 전체적으로 다 좋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드라마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만큼 영화가 편했다. 게다가 배우들 모두 연기도 좋았다. 아기자기한 로맨틱 코미디임에도 남자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이유는 엄태웅 캐릭터가 많이 공감되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해피엔딩인 영화이지만 난 끝까지 엄태웅이 불쌍해서 좀 슬펐다. (박신혜와 엄태웅의 로맨스가 좀 더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보이지만 훗날의 이야기가 해피엔딩이 아닐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슬펐다. 나도 워낙에 미련이란 것이 많은지라 영화가 좀 슬프게 다가왔다. 딱 봐서는 행복해 보이는 이야기인데 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