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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담

기생충 (PARASITE , 2019) 여행 중에 자기 전에 뉴스를 보는데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소식을 들었다. 그 날 꿈에는 송강호가 나왔다. 폐교 같은 곳에서 송강호가 아이들을 찾는데, 거울로 본 송강호는 그림자가 없는 남자다. 그림자가 없는 남자, 하면 서양의 수많은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거기에 송강호가 위치하니 묘했다.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오자마자 다음날 '기생충'을 예매했다. 꽤 피곤한 상태로 봤지만 집중하기 좋았다. 용산cgv 15관은 좌석 자리도 넓은 편이고, 한국영화 볼 때 자막이 없기 때문에 사운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4관과 15관 중에 사운드가 좀 더 좋다고 알려진 15관에서 봤다. 보는 내내 작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이 떠올랐다. 둘 다 계급과 가족에 대해 말하지만, '어느 가.. 더보기
검은사제들 (The Priests, 2015) 적절한 오락영화이다. 장재현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것, 감독 자신의 단편을 장편화했다는 것을 염두하고 본다면 썩 괜찮은 작품이다. 아쉬움이 남지만 장재현 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더 큰 작품이다. 원작인 단편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간결한 사건을 늘어지게 설명했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엑소시스트'를 비롯해서 클리셰라고 생각되는 설정이나 소재가 많은데, 그것들을 좀 더 한국적으로 풀어냈으면 좋을 것 같다. 무속신앙 등장하는 부분을 비롯해서 한국의 특수성을 가지고 사건을 풀어냈다면 좀 더 재밌는 그림이 나오지 않았을까. 마치 '셜록'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를 본 것처럼, 영화가 끝나고나서도 완결되었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드라마의 한 에피소드가 영화화된 느낌이랄까. 김윤석은 겉으로는 불량해보여도 가장 치열하.. 더보기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The Silenced , 2014) 결론부터 말하자면 괜찮은 영화이다. 사실 이러한 소재를 통해서 구현해낼 수 있는 플롯은 제한적이다. 이 영화의 매력은 분위기와 감정이었기에 거기에 좀 더 집중했다면 훨씬 더 매혹적이었을 것 같다. 이 영화가 플롯에서 힘을 빼고 감정에 좀 더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는 결국 이러한 플롯으로 간다면 브라이언드팔마의 '캐리'가 떠오를 수 밖에 없고,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서 독립적인 개성을 뽐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캐리'의 영향력이 나타나는 부분들보다 차라리 여고생들의 감정이 세밀하게 표현된 부분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CG티가 나기 시작하는 부분부터는 영화의 톤 자체가 너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갈 곳 없는 이들이 미약한 희망을 가지고 체제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