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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토타카시

원더풀 라이프 (ワンダフルライフ , Wonderful Life , 1998) '환상의 빛'과 '원더풀 라이프'는 내 기준에서 좋은 질문을 던지지만 마음에 완전 와닿는 작품은 아니다.다만 최근에 다르덴 형제의 작품들을 봐서 그런지 몰라도,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중간지점에 있는 영화의 미덕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만든다.'환상의 빛'이 콘티에 맞춰 꼼꼼하게 찍은 작품이라면, '원더풀 라이프'는 인터뷰 장면만 봐도 느껴지지만 오히려 의도적으로 여백을 두고 만든 작품이다.처음에는 보면서 비슷한 인터뷰 장면만 나와서 답답했는데, 뒤에 가서는 오히려 그게 쌓여서 진폭되는 게 있었다. 영화 '시'만큼이나 인터뷰 장면의 여운이 긴 장면이다.실제로 500명 정도를 인터뷰하고 캐스팅한 인물들이 있다고 한다.몇몇 에피소드는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나라면 선택 못할 .. 더보기
환상의 빛 (幻の光 , Maborosi , 1995) 숙면을 취하고 나면 정적인 영화에 도전하고 싶어진다.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데뷔작인 '환상의 빛'은 이전에 다큐멘터리를 찍던 그의 성향이 묻어날만큼 정적이다.명작이라고 하는 이도 많지만 내게는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이름이 안 붙었다면 더 박하게 평가했겠다 싶을 만한 평작이었다. 다만 인상적인 장면과 물음은 있다.재혼을 앞두고 이사 가기 전에 사별한 남편과의 사진첩을 오랜만에 다시 보고, 동생 결혼식 때문에 방문한 고향에서 옆집 양장점 아주머니부터 자주 가던 카페 사장님까지 주변 사람들을 다시 만나는 순간들.그런 순간들은 내 삶에 대입해보게 되는 장면이라 울컥했다.추억을 돌아보고, 내 추억을 간직한 이들을 재회하는 일. 95년도의 아사노 타다노부는 지금 내 머리 속 이미지가 무색할 만큼 애띤 모습이다.짧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