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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무뢰한 (The Shameless , 2014) 적과 사랑에 빠져버린다는 것은 흔한 설정이다.그러므로 특별하기 어렵지만 '무뢰한'은 거의 교과서에 가까울만큼 완벽하게 그 설정을 극대화해서 탁월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내내 숨긴다. 과잉된 부분도 거의 없고, 대사조차 절제하기 때문에 오히려 두 중심인물 외에 인물들이 개입되는 순간 그들의 일상적인 몸짓과 대화들이 과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정서적으로 지친 두 남녀가 계속 함께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들의 정적인 상태에 몰입해서 그들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조연인 김민재의 연기도 좋았고, 김남길은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을 새겨냈다.영화에서 가장 울림을 주는 연기는 전도연이 보여준다.이젠 더 이상 불행한 캐릭터의 그녀를 보고 싶지 않을만큼 그녀는 '무뢰한'에서도 절절하다. 영화에서 가장 울림이 컸던 장.. 더보기
어느날 (Oneday , 2016) 이윤기 감독이 과대평가 받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그의 초기작들은 누가 뭐래도 좋은 작품들이었으니까. 그런데 '어느날'은 아무리 방어하려 해도 방어하기 힘든 작품이다.이윤기 감독만의 감성이 가장 적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이 영화가 좋았던 순간은 전적으로 배우들의 연기 덕분이었다. 이윤기 감독은 대사가 적을 때 빛난다.'멋진 하루'의 대사는 지금 생각해도 발군이다. 하지만 '어느날'의 대사 중에서 로맨틱코미디의 분위기를 풍기는 대사들은 클리셰 덩어리다.게다가 플래시백조차도 전형적이다.이윤기 감독에게 플래시백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다.그는 현재를 통해서 과거를 보여주는 것에 있어서 굉장히 능수능란한 감독이다.그런 그가 클리셰로 가득한, 그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영화적 선택들을 나열한 이.. 더보기